하루 8,800번 출동하지만...홀대받는 소방관들

하루 8,800번 출동하지만...홀대받는 소방관들

2016.09.23. 오후 6:5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구조와 화재 진압은 물론 벌집 제거 같은 생활안전까지, 소방관들은 하루에 8천 8백번 이상 출동해 국민의 안전을 지킵니다.

가장 존경하는 직업 1위인 소방관이지만 현장에서의 처우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홍상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사]
119구급차량 안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한 사투가 벌어집니다.

순간, 사고로 멈춰있던 승용차와 충돌한 119 구급차.

구급차량 안에 있던 대원 한 명이 도로로 튕겨 나와 쓰러질 만큼 큰 사고.

그런데, 넘어진 차량에서 나온 구급대원들이 여전히 응급 환자 심폐소생술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머리에 큰 부상을 입어 피가 흐르는데도 말입니다.

[조아람 : 구급대원 두 분이 피 흘리면서 계속 번갈아가면서 심폐소생술하고 환자 살리겠다고 (애쓰는) 모습 보니까 안쓰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냈지만 구급차량에 실려있던 환자가 결국 숨지면서 이들은 경찰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리고 구급차를 운전했던 소방대원은 더 큰 어려움에 처했습니다.

당시 응급환자를 싣고 가다 신호를 위반한 것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는 신호위반에 대한 예외조항이 없기 때문입니다.

[전주완산담당 : 신호위반은 우선은 할 수 없고, 통행우산을 할 수 있다. 그런 조항은 있는데 명확하게 ‘신호위반을 할 수 있다.’ 이런 부분은 없어요. 어차피 이 사건으로 인해서 행정처분이나 면허취소, 정지 같은 부분이 있단 말이에요.]

대한민국 소방관은 전국에 약 4만 1300명.

소방관들은 화재진압, 구조, 환자 이송을 위해 연간 321만 번, 하루 평균 8,800번 현장으로 출동합니다.

소방관 1명이 국민 1300명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것입니다.

(소방 관계자에 따르면) 화재 1건이 발생할 때 최소한도로 움직이는 소방관은 평균 8명 정도.

서울에서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 3교대 근무도 지방으로 갈수록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최주 소방관 : 지방직이라는 이유 하나로 단체장의 의지에 의해서 그 인원이 충원이 되어야 되는데 충원 되지 못 하고 있는 일부 시도가 있다는 거죠.]

[장제원 의원 : 소방공무원들을 조금 더 확충할 필요가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만큼 소중한 일이 없잖아요. 결국은 국가 재정을 좀 더 지방에 많이 내려줌으로 인해서 소방의 어떤 예산 확보가 가장 절실한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더구나 이틀에 한번 꼴로 이유 없이 시민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1년에 7번 이상 참혹한 현장을 목격하는 소방관은 심리질환을 앓을 확률이 일반인에 비해 10배나 높다고 하는데요.

[김정윤 연구원 : 일산화탄소 중독은 그 자체가 뇌허혈성질환이랑 연관이 있다. 라고 하고요. 화학적 유해 입자뿐만 아니라 물리적 유해입자나 심리적유해인자가 또 있는데요. 물리적 유해인자는 고열에 노출이 된다거나 아니면 화재현장에서 또 머리라던가 다른 신체부위를 다치는 외상을 입을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그것 또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인자가 될 수 있겠고요. 또 심리적으로는 직무스트레스가 높은 환경에 계속 일하게 된 다는 것이 있겠습니다.]

9년 동안 화재진압과 구조대원으로 현장을 누볐던 김 소방관 역시, 심리적 압박으로 하루에 2시간 밖에 잠들지 못하는 수면장애를 겪다 최근 휴직을 신청했습니다.

[김OO 소방관 : 망치로 머리를 딱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나고서 심장은 두근두근 거리고 2~3일 동안 그 애 얼굴이 계속 생각이 나는 거예요. 뭐 좀 그런 거죠. 심적으로 많이 나약해지는 것 같아요.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평소 때는 그래도 약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이럴 때마다 마음이 좀 많이 흔들리는데 다시 또 예전처럼 강해지게 됐으면 좋겠죠.]

김 소방관은 공무상 질병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공무원관리공단에서는 업무와 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표창원 의원 : 소방관의 처우개선은 바로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소방관들이 의지로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 라고 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멈칫거리게 되는 현상이 발생 합니다. 결국 누가 나를 보호해 주지? 소방관이 직무에 임할 때 얼마나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그리고 용기있게 국민의 생명을 구호하기 위해서 뛰어들 수 있느냐, 없느냐로 연결되기 때문에 국민의 이익과 직결됩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