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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바닥' 軍 의료체계...의료사고 통계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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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6-08-17 08:00
■ 최기성 / 사회부 기자

앵커

제대를 하면 가정을 책임지려던 20대 청년의 꿈이 의료사고에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사연입니다. 이 사연을 보고 안타깝다는 시청자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10년 동안 군 의료사고로 숨진 군인들이 YTN이 확인한 것만 2명인데요. 정작 군 당국은 관련통계도 마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사건 취재한 사회부 최기성 기자와 함께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 어제 보도를 해 드렸습니다만 황당한 의료사고 어떤 건지 간단히 정리해 주시죠.

기자

지난 6월말에 일어난 일입니다. 23살 김 모 병장은 목디스크 시술을 받으러갔다가 잘못 맞아서 왼팔이 마비되었습니다. 조영제를 놔야 할 곳에 소독용 에탄올 주사를 놓은 것인데요.

군의관과 간호장교가 약품을 혼동해 주사를 놓은 겁니다. 전역 뒤에 생계를 책임지려고 했던 20대 청년의 꿈이 날아간 것입니다. 김 병장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김 병장 / 군 의료사고 피해자 : 엄마랑 같이 일하다가…. 전역하고도 일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아예 못하게 되고….]

기자

군은 의료사고를 인정했지만 보상금 1000만 원과 6개월 치료비가 전부입니다. 김 병장은 신경 손상이 심각해 영구 장애 가능성도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보도가 나간 뒤에 군의 대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국군 의무사령부는 해당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각 의료기관에 주의를 줬다고 밝혔습니다. 또 약품보관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관련 교육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비슷한 약품을 따로 보관해서 이번 같은 사고가 없게 하겠다고 조치하겠다는 건데요. 또 국방부 조사본부에서도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조사 과정에서 혐의가 있다고 판단이 되면 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서 따로 수사가 진행되게 됩니다. 이와는 별개로 징계위원회도 준비가 되고 있어서 군의관과 간호장교도 9월 초에 징계위원회가 열릴 예정입니다.

앵커

무엇보다도 사고가 발생했으면 이걸 빨리 수습을 하고 재발방지를 해야 하는데 일단 쉬쉬하고 알리지 않는 데만 급급했어요. 가족들에게 나중에라도 알렸습니까?

기자

사실상 일단 국군 청평병원 관계자들이 사고를 외부로 알리지 않으려고 한 시도가 있는데 그 내용을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당시 국군 청평병원장(가족과의 통화) : 언론에 공개되면 많은 사람이 처벌을 받습니다. 실수한 사람들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자

보도가 나간 뒤 사고 당사자인 군의관이나 간호장교 그리고 국군 청평병원장은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고 발생 뒤 두 달 가까이 연락 한 번 없었던 군 헌병대에서 어제 저희가 보도가 나가고 가족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군의관과 간호장교의 과실부분이 확인돼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 건데요.

두 달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전화를 한 것은 피해자 가족에게 굉장히 화가 나는 일인데 실제로 피해자 가족이 저희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보도가 나가고 나서야 등떠밀리듯 사후 처리가 이어지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앵커

군대 갔다가 의료 사고를 당하면 얼마나 참 황당하고 억울하겠습니까, 군대를 갔는데. 그런데 이게 의료사고로 숨진 사람 통계가 군이 제대로 안 가지고 있다고요, 그것도 YTN이 법원 기록을 보고 겨우 알아낼 수 있었다고요, 2건은 찾아내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김 병장 의료사고 취재 시작부터 저희가 국군의무사령부와 국방부에 끊임없이 의료사고 통계를 문의했습니다. 하지만 두 기관에서는 모두 해당 통계가 없다고 버텼는데요.

담당자들 얘기를 일단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국방부 관계자 : 따로 관리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이전에 (의료사고) 건수가 있었느냐 없었느냐를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군 의료당국 관계자 : (재발했는지 안 했는지 통계는 있나요?) 별도로 그런 것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기자

이런 과정에서 취재진은 여러 경로를 통해서 군사법원 판결문 2건을 입수했습니다. 군의관 2명의 과실로 2명이 사망한 의료사고를 확인했고요.

실제로 군 의료사고로 숨지거나 다친 사람이 더 있을 가능성은 있지만 통계 자체가 없어서 파악은 더 안 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파악한 두 건을 보면 2006년에는 육군 일병이 군의관 실수로 동맥이 끊겨서 숨졌고요.

그리고 2009년에는 군 고위 간부가 엉뚱한 주사를 맞아서 심정지 상태를 일으키다 목숨을 잃었습니다. 저희가 이 두 건을 가지고 군당국에 역으로 확인하자 그때서야 의료 사고를 인정했고 실제로 군의관 2명은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앵커

이렇게 되니까 군의 의료체계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취재를 해 보니까 어떤 점을 개선해야 될 것 같던가요?

기자

아무래도 신뢰도가 가장 떨어져 있는 상황이고 상황이고 그런 과정에서 군 의료 체계의 전반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자면 일단 군 의무사령부의 산하에 질병정밀진단에 쓸 수 있는 자기공명영상 MRI가 있는데 14대가 전부입니다.

짧게는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기다려야 촬영을 할 수 있습니다. 또 군은 의료질을 높이겠다며 지난 2008년에 전문계약직 의사 180명을 충원하겠다고 했는데 8년이 지난 지금은 37명에 불과한 수준입니다.

처음에 모집하겠다고 한 인원의 6분의 1이 조금 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가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단 의무대를 대학 병원급으로 격상하거나 아니면 후방 지역의 경우 민간 병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자는 겁니다. 전문가의 이야기를 직접 한번 들어보겠습니다.

[임태훈 / 군인권센터 소장 : 예를 들면 환자 차트 교환에 대한 시스템을 인트라넷으로 확보한다든지 해서 강화할 필요가 있고요.]

기자

무엇보다도 가족들이 군에 믿고 맡길 수 있도록 오진과 의료사고를 줄이고 자료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또 아직도 집계조차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의료사고의 기록을 남겨서 재발을 방지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사회부 최기성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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