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타러 등산 간다?...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반칙

헬기 타러 등산 간다?...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반칙

2016.04.01. 오전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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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헬기 타러 등산 간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등산 갔다 구조 요청을 하면 어김없이 무료 헬기가 출동하다 보니 일부에서 이런 말을 하기도 한다고 하는데요.

별생각 없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는 반칙들.

누군가에게는 피해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해발 1,500m 설악산 귀때기청봉 부근에 헬기가 떴습니다.

이곳을 처음 찾았다는 50대 여성을 구조하고 있습니다.

무릎이 아파서 더는 걷지 못하겠다고 호소해 헬기를 부른 겁니다.

[기남 / 국립공원관리공단 : 저희들이 봤을 때는 굳이 헬기까지는 안 부를 정도인데 헬기를 요청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자기가, 본인이 요청한 경우가 있어요]

등산객이 통증을 호소하면 구조헬기는 현장에 출동할 수밖에 없습니다.

비용은 무료입니다.

부르면 오고 돈은 안 들고.

이러다 보니 긴급한 일이 아닌데도 일단 부르고 보자는 등산객들도 생겨났습니다.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을 맨손으로 오릅니다.

의지할 밧줄도 머리를 보호할 헬멧도 없습니다.

안전 보호 장비 없이 하는 등반은 불법, 반칙입니다.

해발 천 미터가 넘는 월악산 국립공원에서는 멋들어진 소나무를 통째로 뽑아가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다행히 낌새를 챈 단속반이 소나무 속에 위치추적기를 설치하고 길목을 지켜 적발할 수 있었는데 이건 반칙을 넘어 범죄에 해당합니다.

따스한 봄볕에 들로 산으로 나서는 사람들.

하지만 이런 반칙의 현장이 곳곳에서 확인됩니다.

[곽금주 /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 작은 질서가 무너지는데 그 작은 질서가 큰 범죄까지도 가게 되는 그러한 경우라고 할 수 있고요.]

[양중진 /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 : 반칙을 써서라도 결과를 얻으면 된다. 이런 결과지상주의, 또 지나친 경쟁의식 이런 것들이 태어나게 됐는데요. 그게 (반칙의) 중요한 원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결국 더 큰 반칙과 무질서를 낳고 누군가에겐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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