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당한 10대 소녀들...'뒤바뀐 운명'

교통사고 당한 10대 소녀들...'뒤바뀐 운명'

2013.04.17. 오전 04:1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멘트]

함께 교통사고를 당해 생과 사를 달리한 10대 소녀 두 명이 서로 다른 가족에게 인계돼 한 쪽에선 장례까지 치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가족들이 직접 얼굴을 보고 맞다고 해서 그렇게 인계했다는 경찰은 뒤늦게 DNA감식을 의뢰했습니다.

나연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도로를 아찔하게 질주하는 승용차 한 대.

급기야 방음벽을 세게 들이받고 완전히 부서졌습니다.

경찰조사 결과 30대 운전자와 17살 김 모 양은 그 자리에서 숨졌고 13살 안 모 양이 크게 다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힘겹게 딸의 장례를 치른 김 양 어머니.

그런데 20여일 뒤, 안 양 아버지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 안 양이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 깜짝 놀랐습니다

[인터뷰:김 양 어머니]
"혈액형이 뭐냐, 키가 몇이냐, 그런 걸 물어보더라고요. 와서 보니까 내 자식이 살아 있는 거예요. 나를 알아보더라니까요. 엄마 왜 이제 왔느냐고..."

사고 당시 너무 충격을 받은 터라 숨진 안 양의 시신을 자신의 딸이라고 믿은 것입니다.

[인터뷰:김 양 어머니]
"상처도 있고 나도 혈압이 있으니까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염할 때도 몸은 안 봤고 얼굴만 빼고 다 씌워놓은 상태고..."

의식은 혼미했지만 김 양은 주변 사람이 가족이 아니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병원 관계자]
"그 전에 계셨던 어머니는, 어머니 아니라고는 표현 했었거든요. '우리 엄마 아니다' 이 정도..."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을 반대로 인계한 경찰은 가족들의 말을 믿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경찰 관계자]
"먼저 오신 보호자가 중상자인 피해자를 자기 딸이라고 지목을 하고, 뒤에 오신 보호자는 사망자를 먼저 보고 자기 딸이라고 단정을 해버려서 굳이 중상자를 보여줄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경찰은 뒤늦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감식을 의뢰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한 소녀는 엉뚱한 이름으로 세상을 떠났고 다른 소녀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생면부지의 어른을 의지해야 했습니다.

두 가족에게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남았습니다.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