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낙태' 동료 의사들 첫 고발

'불법 낙태' 동료 의사들 첫 고발

2010.02.03. 오후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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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우리나라는 OECD국가 가운데 낙태율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고, 불법낙태 역시 만연해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근절할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산부인과 의사들이 처음으로 동료 의사들을 고발해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대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낙태 근절을 선언한 한 산부인과 의사 모임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병원은 모두 3곳.

지난 한달 동안 접수된 제보 60여 건 가운데 불법 낙태 시술 정도가 심각했다고 판단된 병원 3곳을 추려낸 것입니다.

[인터뷰:심상욱, 프로라이프의사회 윤리위원장]
"일선에서 상당히 많은 낙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이미 알고 있는 병원들 가운데 제보가 들어온 경우를 대상으로 했으니까..."

불법 낙태와 관련해 동료 의사들을 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정부가 지난 해 10월 불법 낙태를 막겠다고 밝혔지만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는 게 고발 이유입니다.

계속해서 정부의 태도가 미온적일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이 같은 움직임과 관련해 의료계 내부에서는 바람직하다는 의견과 동시에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대한 산부인과의사회는 모든 낙태를 중단하기에 앞서 원치 않는 임신을 막기 위한 교육과 제도적 보완이 우선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검찰은 조만간 이번 고발 사건을 의학 전담인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형사2부에 배당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번 고발에 나선 산부인과 의사들은 우리 나라에서 하루 평균 1,000여 건의 불법 낙태가 이뤄진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은밀하게 이뤄지는 만큼 증거 확보도 어려워 검찰이 얼마나 의지를 보이는냐에 따라 수사 성과도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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