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외화송금 4조 원..."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이체"

수상한 외화송금 4조 원..."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이체"

2022.07.27. 오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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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한 "2.5조 원 ’이상 거래’ 포착" 첫 보고
금감원 조사 결과 ’이상 거래’ 금액 대폭 확대
관련 법인 22개…일부 대표는 동일인 또는 친인척
’김치 프리미엄’ 악용한 불법 거래 가능성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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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계좌를 통해 해외로 송금된 수상한 거래의 실체가 일부 확인됐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금액만 4조 원에 달하는데, 가상자산거래소에서 이체한 돈을 무역대금으로 위장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금감원은 국내 모든 은행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했습니다.

조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에서 각각 대규모 외화송금이 포착된 건 지난달 말입니다.

당시 은행이 보고한 규모는 우리은행 9천억 원, 신한은행 1조 6천억 원 등 모두 2조 5천억 원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보고를 받은 금융감독원이 조사를 벌인 결과, 이상 거래는 훨씬 더 많았습니다.

우리은행 1조 6천억, 신한은행 2조 5천억으로 전체 규모는 4조 천억 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대부분 가상자산과 관련된 거래였습니다.

은행과 거래하는 업체들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이체받은 자금을 무역법인에 모은 뒤 수입대금 지급 같은 이유를 들어 외국 법인으로 송금한 겁니다.

법인은 모두 22개가 얽혀 있었지만, 대표가 동일인이거나 친인척들인 경우가 확인됐습니다.

일단 이들 업체의 해외 송금은 국내 가상자산 가격이 외국보다 높은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을 노린 거래로 추정됩니다.

같은 가상자산이라도 외국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비싸게 매매되는 걸 노려 거액을 투자해 차익을 실현한 뒤 외국으로 빼돌렸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당국이 우리와 신한뿐 아니라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점검을 확대한 만큼 이상 거래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입니다.

[이준수 / 금융감독원 부원장 : 주요 점검 대상 거래 규모는 현재 금감원에서 두 개 은행에 대해서 검사 중인 거래를 포함해 53.7억 달러, 44개 업체 수준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이상 거래가 발견되면 검찰과 관세청에 통보하고, 필요한 경우 은행에 대한 추가 검사를 진행할 계획입니다.

또, 외환 취급과 자금세탁방지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은행들의 경우 관련 법규에 따라 엄중 조치할 방침입니다.

YTN 조태현입니다.


YTN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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