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안보의 보루' 밀 비축 기지 첫 공개...국내 밀 자급률 0.8%

'식량 안보의 보루' 밀 비축 기지 첫 공개...국내 밀 자급률 0.8%

2022.04.29. 오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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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밀 가격의 고공행진이 어디가 끝인지 모르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수입 밀의 가격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t당 400달러 선을 넘었는데요.

밀은 쌀 다음으로 소비량이 많지만, 국산 밀은 자급률이 1%가 되지 않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식량 안보 차원에서 밀을 포함한 곡류를 비축하고 있는데요, 비축 창고에 취재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이승윤 기자!

[기자]
네, 정부가 운영하는 경기도 이천 농산물 비축기지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밀 비축 기지가 언론 중엔 YTN에 처음 공개됐는데 어떤 곳이죠?

[기자]
마치 노아의 방주처럼 1t 단위 포대로 잔뜩 쌓여 있는 것들이 바로 밀입니다.

수입한 밀이 아니고, 국내에서 식량 안보 차원에서 재배된 밀 2,101톤이 현재 이곳에 비축돼 있습니다.

6만 5천 명이 1년간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여기엔 2020년 수매된 밀이 들어와 있는데 상태가 어떤지 직접 살펴보겠습니다.

이곳은 1년 내내 실내 온도 10도와 일정한 습도를 유지하며 해충 발생을 막고 있습니다.

혹시 썩은 밀은 없는지, 애벌레는 없는지 관리자들이 매일 점검하고 있는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윤기가 있으면 상태가 양호한 걸 의미합니다.

정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aT를 통해 이곳 이천을 비롯해 전국 14곳에 곡물 비축 기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기지 내 창고마다 정부가 선정한 곡물류를 식량 안보 차원에서 보관하면서 필요할 때 유통하고 재비축하는 방식으로 관리 중입니다.

식량 안보를 위해 비축하는 수입 품목은 8개로 고추와 마늘, 양파, 생강, 참깨, 땅콩, 콩나물콩, 팥입니다.

수매 대상 품목은 9개로 고추와 마늘, 양파, 땅콩, 콩, 사과, 배, 배추, 무 등입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밀 가격의 고공행진이 계속되면서 밥상 물가를 급등시키고 있습니다.

수입 밀 가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t당 400달러 선을 넘어섰습니다.

정부는 2020년 1차 밀 산업 육성 기본 계획 5개년 안을 수립했고, 지난해 처음으로 국산 밀 8,400톤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이어 2025년 밀 자급률 5%를 목표로 국산 밀 생산 단지를 육성해 생산과 건조, 저장, 장비, 비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수직 /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량자급관리단장 : 현재 전국 14개 비축 기지에서 철저한 품질 관리를 하고 있으며, 식품 제조 업체 등에 적기에 공급하여 가격과 수급 안정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앵커]
요즘 식생활을 보면 쌀은 적게 먹고 밀 소비는 늘었는데, 밀 수급 문제 해결이 간단치 않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1인당 쌀 소비량은 연간 57kg까지 떨어졌는데 30년 전의 절반 수준입니다.

반면 쌀 다음으로 소비량이 많은 밀은 1인당 소비량이 연간 32kg으로 매년 늘고 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수입 밀이 전체 소비량의 거의 100%였는데 국내 밀 산업 육성으로 자급률이 그나마 조금씩 올라 0.8%입니다.

곡물 자급률은 20%, 식량 자급률은 46%로,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정부는 밀·콩을 중심으로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곡물 수급 대란 등에 대비해 식량 안보 상황을 살펴보고, 개선점이 무엇인지 재점검이 필요한 때입니다.

지금까지 이천 비축 기지에서 YTN 이승윤입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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