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조이기'에 집값 떨어질까..."전세난만 심해질 수도"

'돈줄 조이기'에 집값 떨어질까..."전세난만 심해질 수도"

2021.10.28. 오전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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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출 규제 방안 나오자 전세로 수요 몰려
매매 숨 고르기 들어가더라도 전셋값 자극 가능성
"전·월세 올라가면 매매가도 덩달아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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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실제 주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전망도 있지만, 전세대출이 이번 규제에서 제외된 만큼 매매 수요가 전세시장으로 이동해 전세난이 심해질 수 있단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강희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방안이 나온 이튿날, 서울의 한 부동산에 전세 문의 전화가 이어집니다.

[부동산 상담 전화 : 네 전세 문의 주셨어요? (빨리 구해놔야 할 것 같아서….)]

예상대로 정부가 상환능력 범위 이내로 대출을 제한하기로 하자 주택 수요자들이 그나마 대출이 쉬운 전세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는 겁니다.

[김상우 / 공인중개사 : 이번에는 전세대출 규제가 빠졌어요. 아직은 전세 쪽으로 대출이 조금 더 수월하기 때문에 수요가 훨씬 더 많이 몰릴 것 같습니다.]

일단 이번 대책으로 주택 매매 시장이 숨 고르기 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은 커 보입니다.

집값이 크게 높아져 거래량이 이미 줄고 있는 상황에서 대출 규제로 이른바 '영끌 매수'도 어려워져 수요 자체가 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전세 시장입니다.

임대차 3법 등으로 이미 폭등한 전셋값은 최근에도 꾸준히 오르는 추세입니다.

특히 올해 서울에서 거래된 전세 평균 가격은 지난해보다 7.5%나 올랐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매매 수요 일부가 임대차로 옮겨가면서 전셋값이 더 자극을 받게 될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이동현 / 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 : 실수요자들이 가계부채에 위축이 되면서 전반적으로 심리적인 위축이 될 수가 있고요. 그것이 결국은 전세시장 쪽으로 수요가 몰릴 수는 있습니다.]

전세 물량이 없는데 찾는 사람은 늘어나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반전세나 월세로 눈을 돌리는 사람이 늘어날 거란 우려도 나옵니다.

서울에서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 비중은 이미 40%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단기적으로 매매 수요가 억제되더라도 길게 볼 때 전·월세가 올라가면 매매 가격도 덩달아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고종완 /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 전세수요 증가는 결국 전·월세 가격 상승으로 나타나게 되고 또 전·월세 가격이 오르면 경제학에서는 매매 가격을 자극합니다.]

여기에 정부가 내년부터는 전세 대출도 추가로 규제할 가능성을 내비친 만큼 전세 실수요자들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YTN 강희경입니다.

YTN 강희경 (kangh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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