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간에 공급 쏟아내는 정부..."4~5년 뒤 물량 과잉 우려도"

단기간에 공급 쏟아내는 정부..."4~5년 뒤 물량 과잉 우려도"

2021.09.19. 오전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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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뜨거운 부동산 시장을 달래기 위해 연일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시장에 적절한 물량을 공급해야 가격이 안정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셈인데요,

단기간에 너무 많은 물량을 내놓다 보니 실제로 입주가 시작되는 시점에는 공급 과잉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조태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현미 /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해 7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금 현재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연간 지금 서울에서는 4만 호 이상 아파트가 공급되고 있고요.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5만 3천 호입니다. 그런데 이건 2008년 이후로 가장 많은 물량이 올해 입주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 문재인 정부의 한결같은 입장은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였습니다.

공급 정책에 소극적이다 보니 입주가 가능한 물량은 매년 줄어드는 추세를 보여왔습니다.

실제로 올해 들어 7월까지 전국의 주택 준공, 그러니까 당장 체감이 되는 물량은 21만 5천 가구로,

최근 5년 평균보다 30%나 급감했습니다.

그리고 3년 넘게 공급을 외면했던 대가는,

다름 아닌 집값 폭등,

문재인 정부 출범 전 3억 2천만 원이었던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불과 4년 만에 5억 2천만 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상황이 나빠지자 정부도 결국 방향을 틀었습니다.

지난해 8·4 대책을 시작으로 대규모 공급에 나선 겁니다.

특히 올해 2·4 대책을 발표할 때는 아예 '공급 쇼크'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홍남기 /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지난 2월) : 서울시에 공급하게 될 32만 호도 서울시 주택 재고량의 10%에 달하는 소위 '공급 쇼크'의 수준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속적인 주택 공급이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되는 건 분명합니다.

다만 너무 단기간에 물량을 쏟아낸 만큼, 공급 과잉 우려도 제기됩니다.

정부의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3~4년 동안의 공급 소홀이 지금의 사태를 부른 것처럼,

본격적으로 물량이 풀릴 4~5년 뒤엔 또 다른 부작용을 부를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윤지해 /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 (2008년 집값 하락) 당시 국내 주택경기도 거품이 꺼지면서 저축은행의 부실 사태가 발생했고요, 가격 하락으로 하우스푸어와 깡통주택 문제 그리고 미분양과 건설사 부도, 경·공매 사례들이 급격히 늘어난 바 있습니다.]

모든 경제 현상에서 공급은 너무 적어도, 또 너무 많아도 부작용을 불러오기 마련입니다.

정부가 너무 근시안적으로 부동산 정책을 꾸려나가고 있다는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YTN 조태현입니다.

YTN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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