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암호화폐, 빅테크 기업의 지배수단...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필요"

BIS "암호화폐, 빅테크 기업의 지배수단...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필요"

2021.06.24. 오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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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암호화폐, 빅테크 기업의 지배수단...중앙은행 디지털 통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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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결제은행(BIS)이 “비트코인은 공공에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 투기 자산이고 환경에 좋지 않다”는 비판적인 입장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BIS는 중앙은행 간 협력체 중 가장 대표적인 기구로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의 역할을 하는 국제 금융의 중추 기관으로 통한다.

23일(현지 시간) 경제지 마켓 인사이더가 BIS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BIS는 연례 경제 보고서의 한 장을 비트코인에 할애해 “암호화폐 토큰은 통화라기보다는 투기적 자산이며 자금 세탁과 같은 범죄에 자주 사용된다”고 비판했다.

BIS는 보고서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탄소 발자국’을 고려할 때 공익적 속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매년 네덜란드 전체가 사용하는 양과 맞먹는 에너지를 소비한다.

BIS는 법정 통화에 고정된 암호화폐인 스테이블 코인류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BIS는 “전통적인 통화에 부속물일 뿐이며, 전통적인 자산에 의존한다는 것은 ‘게임 체인저’가 아니라는 의미”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어서 암호화폐가 일부 테크 회사들의 지배력을 늘리는 데 이용된다며 “암호화폐는 일부 빅테크 회사들의 견고한 벽에 둘러싸여 있다. 이런 폐쇄적인 디지털 결제 기술은 모두 공익적 요소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테크 회사들의 지배력이 증가하는 것은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안전과 기능에 가장 큰 위험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IS는 일부 테크 회사의 시장 지배력이 높아지면 데이터 보호에 문제를 일으키고 높은 수수료를 요구할 것이라며 이들이 사람들의 자산을 동결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렇듯 BIS 탈중앙화된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지만, 중앙은행이 지원하는 디지털 화폐 개발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다.

23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BIS는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CBDC) 개발에 전적인 지원을 하기로 하고 “빅테크 기업이 돈을 통제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BIS는 “기차는 이미 떠났다”면서 디지털 달러, 유로, 엔화, 위안화의 CBDC 형태에 대한 권장 사항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연례 보고서에서도 전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대표하는 56개 중앙은행과 통화 당국이 디지털 통화를 도입을 살피고 있다고 추정했다.

BIS는 지금처럼 실물 현금 사용이 감소하는 시대에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들이 국가의 자금 인쇄 능력을 위협하고 있으며, CBDC가 없으면 디지털 통화는 빅테크 기업이 소셜미디어 사용자를 활용해 중앙은행의 자리를 노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BIS 관계자는 이런 현상을 주권 상실, 국가 통제력 상실로 묘사하기도 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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