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자고 나면 가격이 뛰어요"...집주인 "그냥 살래요"

세입자 "자고 나면 가격이 뛰어요"...집주인 "그냥 살래요"

2020.10.20. 오후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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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임대차법 시행 후 전세 재계약↑…매물 부족
전셋값 상승 지속…매매 고려하는 세입자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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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셋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는 68주 연속, 수도권은 62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처럼 전셋값이 오르는 건 새 임대차법 시행과 저금리영향 때문인데, 공급 확대 묘수를 찾기 위한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입사 5년 차 직장인 오현진 씨!

내년 초 반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새 전세 찾기에 고달픈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퇴근 후 매일 매일 중개소 문을 두드리지만,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고, 마음에 드는 물건은 잘 나오지 않습니다.

[오현진 / 직장인 : 가장 불안한 건 지금 안 구하면 전셋집이 아예 없어질 것 같은 심리적 불안감이 가장 큰 것 같아요.]

계약갱신청구권 등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기존 세입자들이 눌러앉는 경우가 많아 전세 기근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물건이 줄다 보니 그나마 있는 전세도 가격이 고공행진 중입니다.

이 때문에 오를 대로 오른 전세보다 최근 들어 가격이 다소 주춤해진 매매로 눈을 돌리는 세입자도 있습니다.

[세입자 : 지금 엄청 고민이 많이 되는 게 전세를 구하려고 하면, 딱히 저희 위치나 금액이나 이런 것에 맞춰야 하는데 선택의 폭이 너무 좁기 때문에 매매도 강력하게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윤지해 / 부동산114 수석연구원 : 저금리 상황에서 전세가 월세로 전환되는 점이 주요 원인인데요. 또한 새로운 임대차제도 시행에 따라 재계약 중심으로 시장이 돌아가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전세 매물이 부족해진 주요 이유입니다.]

다주택자들도 움직임이 빨라졌습니다.

세금 중과 부담을 덜고 2년 실거주 요건을 채우기 위해 전세 재계약 연장을 거부하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다주택자 :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저는 들어가야 하고 마침 법 개정(임대차법)이 된 상황에서 그걸(실거주) 통보해야 하는 입장이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전문가들은 신축 공급까지는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만큼, 숨통을 뜨일 만큼의 전세 물량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는 임대인들에게도 일정 부분 제도적 혜택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최근 전세난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점이 꼽힙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중산층도 입주할 수 있는 장기 공공임대주택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YTN 김현우[hmwy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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