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1년...기술 국산화로 '탈일본' 성과

일본 수출규제 1년...기술 국산화로 '탈일본' 성과

2020.06.27. 오전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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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지난해 7월 3개 품목 '수출 규제' 단행
日 수출규제 위기를 기회로…'기술 자립' 속도
불산액 이어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국산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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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쓰이는 핵심 소재 3가지의 수출을 규제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우리 기업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컸지만, 오히려 위기를 기회 삼아 기술 개발에 속도를 높이면서 자립화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보도에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7월, 일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포토레지스트와 고순도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를 단행했습니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핵심 소재를 노린 보복 조치에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성윤모 /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지난해 7월 1일) :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는 대법원 판결을 이유로 한 경제 보복 조치이며 삼권분립 민주주의 원칙에 비추어 상식에 반하는 조치라는 점에서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우려했던 피해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개발에 속도가 붙으면서 기술 자립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먼저 휘어지는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지난해 코오롱이 양산에 들어갔고, 솔브레인 등 국내 기업들이 액체 불화수소 대규모 생산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에는 SK머티리얼즈가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 생산 소식을 알렸습니다.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초고순도 불화수소 가스는 해외 의존도가 100%에 달하고 기술 격차가 커 국산화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 품목입니다.

[박지훈 / SK머티리얼즈 홍보팀장 : 좀 더 고부가 상품을 생산하고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차원에서 고순도 불화수소 개발에 대해서 연구해왔고요. 작년 일본 수출규제가 시점이 되어서 좀 더 가속화되어서 진행되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반도체 기판 제작에 쓰는 감광액, 포토레지스트는 수입선이 다변화돼 벨기에와 독일 등에서도 들어오고 있습니다.

초미세 공정에 사용하는 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는 아직 국산화 전이지만 미국 듀폰사 공장을 천안에 유치해 공급망을 확보했습니다.

[안기현 / 반도체산업협회 상무 :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물질입니다. 개발은 시작했지만 우리가 생산할 수 있는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19 변수 속에 WTO 분쟁 재개와 일본의 추가 보복 예고로 긴장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기술 자립은 그야말로 절실한 과제가 됐습니다.

[박재근 /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 (한양대 교수) : 소재부품특별법이 만들어졌으니까 그걸 기준으로 해서 5년, 10년 계속 지원해서 장기적으로 가야 되는 프로젝트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첨단 소재장비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해오는 리스크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숨 가빴던 지난 1년을 잘 이겨낸 정부와 기업들은 경쟁력을 높이는데 더욱 속도를 내면서 대책 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YTN 이지은[j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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