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고개숙인 이재용...삼성은 어디로?

결국 고개숙인 이재용...삼성은 어디로?

2020.05.07. 오전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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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문지현 앵커
■ 출연 :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과거 경영권 승계 의혹 등과 관련해 국민 앞에서 직접 고개를 숙였습니다.

[앵커]
메르스 사태 사과 이후 5년 만인데요. 4대 경영을 포기하겠다는 파격 선언도 담겼습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기자회견 있었고 오늘 조간신문 포함해서 방송도 중요하게 다뤘는데요. 어제 일단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가장 눈에 띕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박주근]
저는 그 부분은 굉장히 전략적이었다고 판단합니다. 우선 어제의 사과문의 본질은 중요한 것은 사과였습니다.

사과가 가장 중요한 거였죠. 우리가 사과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굉장히 구체적이어야 하고 그리고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해야 하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제시를 했어야 됩니다.

어제 제가 저녁 늦게 아는 외신에서도 전화를 받았는데 외신에서도 가장 큰 관심은 경영권 포기였습니다. 그만큼 사과보다는 경영권 포기에 모든 이슈를 돌려놓은 겁니다. 저는 굉장히 전략적이었다라고 판단합니다.

[앵커]
사과문을 보면 법을 어기는 일은 결코 하지 않겠고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으로 지탄받는 일도 하지 않겠다라고 밝혔는데요. 재판을 앞두고 상당한 압박을 받은 것으로 보십니까?

[박주근]
당연합니다. 이번 사과문 자체도 사실은 현재 재판부가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라고 해서 만들었고 준법감시위원회가 권고사항을 세 가지를 이야기를 했고 그것을 물론 4월 10일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지금 발표했지만 오늘 오후에 준법감시위원회 2시에 회의가 있습니다.

그 회의에서 오늘 사과문에 대해서 또 판단을 하겠죠. 교과서적인 것에 따른 것이어서 만약 재판부가 이 사과문을 어느 정도까지 진정성 있게 받아들일까는 두고봐야겠지만 어쨌든 이번 사과문은 스스로 한 것이라기보다는 재판부의 권고에 의해서 한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진정성은 두고봐야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대표님, 준법감시위원회의 이번 사과문에 대한 판단은 어떻게 나올 것으로 판단하십니까?

[박주근]
우선 준법감시위원회가 제안한 내용대로 사과를 했기 때문에 저는 아주 비판적으로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준법감시위원회 자체가 물론 독립적이라고 하지만 삼성에서 셀프로 만든 것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만든 사람에게 굉장히 날카로운 칼을 들이대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앵커]
그러면 이재용 부회장이 진행하고 있는 관련된 재판들이 여러 개가 있지 않습니까?

물론 이번 준법감시위원회 권고나 사과도 재판 과정에서 나온 것들인데 어제 사과가 관련 재판들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십니까?

[박주근]
재판부가 바뀌지 않는다면 많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런 권고 자체를 재판부에서 하지 않았습니까?

양형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말까지 스스로 이야기했기 때문에 현재 재판부가 바뀌지 않는다면 상당한 영향을 주겠죠.

다만 박영수 특검이 재판부에다가 재판부 변경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까? 1차 기각이 됐고 현재 재항고를 해서 대법원에 가 있는데 재판부가 바뀐다면 양상은 바뀔 것입니다.

어쨌든 현재 재판부가 바뀌지 않는다면 저는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사실 그런데 사과보다는 경영권을 포기한 데 거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요. 4대 세습은 우리나라에서는 좀 어려운 거 아닌가요?

[박주근]
가능은 합니다. 세금만 많이 내면 됩니다.

[앵커]
사회적인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요. 비난도 많을 것 같죠?

[박주근]
비난도 있죠. 그렇지만 여전히 우리가 알지만 LG도 지금 4대 경영을 하고 있고요. 많은 그룹에서 하고는 있습니다. LG의 경우에는 그렇게 비난받지는 않지 않습니까, 어떻게 보면? 정당하게 하면 됩니다.

문제는 스스로 사과문에서 밝혔듯이 불법적이었고 편법을 했었고 사회적 지탄을 받았다는 게 문제인 거죠. 그것을 받지 않으려면 정당하게 하면 됩니다.

굳이 우리나라 법과 제도에서 경영세습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문제는 투명하고 정정당당하게 하면 됩니다.

[앵커]
지금 이 부회장에게 아들, 딸이 하나씩 있어요. 자녀들이 지금 지분 소유하고 있는 게 있습니까?

[박주근]
현재 삼성의 주요 계열사, 핵심 계열사는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전자가 삼성그룹에서 가장 핵심 계열사인데 여기에는 현재 지분은 소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또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게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겠다, 이런 거로 보이는데 이제까지는 총수 위주의 오랜 관행을 이어오지 않았습니까? 새로운 제도가 필요할 것 같은데요.

[박주근]
맞습니다. 어제 경영권 포기 선언을 자녀에게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데는 사실은 두 가지 큰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가족 간에 합의가 있었느냐에 대한 전제조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현재 삼성그룹의 소유구조를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물산의 대주주로서의 행사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건희 회장, 삼성생명의 대주주, 그리고 홍라희 여사의 삼성전자의 지분이 이재용 부회장보다 많거든요.

이건희 회장도 삼성전자의 지분은 3.45%로 훨씬 많습니다. 그리고 삼성물산에도 동생인 이부진, 이서현도 지분이 있습니다. 이러한 소유 구조에서 과연 가족 간에 그런 합의가 있었느냐에 대한 전제조건이 필요하고요.

두 번째는 방금 말씀하셨듯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법과 제도적 하에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에 대해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될 것입니다. 물론 스웨덴의 발렌베리가처럼 공익재단을 통해서 소유는 하되 경영은 전문경영인이 하는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오랫동안 경영을 해왔죠. 그리고 그 기업은 상당히 사회적으로도 존경도 받고 있습니다. 그런 것을 따를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고 또 하나의 문제는 굉장히 요원한 문제입니다.

어제도 밝혔지만 아들이 20살입니다. 최소 경영권 세습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려면 제가 보기에는 최소 15~20년은 걸릴 이야기인데 그때까지 그러한 기준들을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그때까지 어떤 제안을 할 것인지에 대한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연결되는 얘기이기는 한데 지난 얘기인데 2016년 국정농단 조사할 때 이재용 부회장이 뛰어나신 분들이 있으면 경영권을 넘길 의향도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더라고요.

이번 경영권 관련된 내용들은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을 할 수 있을까요?

[박주근]
물론 본인 스스로 큰 고민을 하셨겠죠. 그래서 진정성이 전혀 없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그 진정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들이 필요하죠.

미래에 대한 이야기, 이번 사과문에서도 가장 아쉬웠던 것은 과거의 구체적인 잘못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미래에 대한 이야기만 했습니다. 사실 쉽게 할 수 있는 이야기죠.

그리고 그거에 대한 앞서 선대에서도 그렇게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지키지 않은 선례가 있거든요. 그러한 것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분명한 대안은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앵커]
경영권 문제도 있지만 또 하나 주목해야 될 부분들이 있는데요. 노사문제와 관련해서 무노조 경영에 대해서 언급을 했는데요. 여기서 이재용 부회장의 말 직접 듣고 오겠습니다.

[이재용 / 삼성전자 부회장]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수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습니다. 노사의 화합과 상생을 도모하겠습니다. 그래서 건전한 노사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방금 이재용 부회장의 발언 어떤 의미로 보십니까?

[박주근]
저는 사실은 저 말씀을 듣고 우리나라에 원래 노동3권이 없었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법적으로 있습니다. 당연히 있는 제도를 그냥 하겠다는 겁니다. 난센스라고 생각을 해요.

[앵커]
당연히 지켜야 할 것이죠.

[박주근]
당연하죠. 노동3권은 헌법에 보장되고 있고요. 그것을 하는 것은 당연한데 뭔가 베풀듯이 하겠다는 것은 저는 난센스라고 생각이 됩니다. 당연히 법적으로 해야 하는 것이고요. 지금까지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일 뿐입니다.

저기에 대해서 저는 오히려 저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사과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관련해서 노조 측 반응도 있었어요. 한국노총이랑 민주노총이 각각 반응을 냈는데 대표님 말씀이랑 일맥상통해요. 구체적인 대안이 있어야 되고 말보다 실천이 중요하다 이런 내용인데 저희가 관련된 인터뷰가 있거든요.

한번 들어보고 다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노동자들은 전반적으로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는데 이런 바탕에는 뭐가 있다고 보십니까?

[박주근]
두 가지가 빠져있었다고 봅니다. 첫 번째는 피해자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보상이나 대안 제시가 있어야 되고요.

두 번째는 가장 큰 것이 준법감시위원회를 만들었다면 사내에 분명히 그렇게 노조 탄압에 대한 책임질 사람이, 현재 법적으로 책임을 지고 있는데 그 이전에 삼성 사내에서 그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먼저 선행돼야 되는 겁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있을 때 사내에서 이렇게 조치를 하겠다는 적절한, 구체적인 대안이 있어야만이 아마 저런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고 방금 이재용 부회장이 이야기했던 상생과 공생의 노사가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앵커]
또 이 부회장이 지금 기업의 가치 증대에만 신경 쓰겠다, 이런 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의 삼성 개혁 어떻게 보십니까?

[박주근]
우리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우리나라가 이렇게 세계 모범국가로 올라섰던 가장 큰 이유는 우리가 지금 경험했듯이 투명성, 신뢰성, 개방성이었습니다.

저는 삼성이 축적된 기술로 굉장히 글로벌 톱 기업으로 이미 올라서 있고 글로벌 톱 기업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현재의 지위를 유지하고 또 한 번의 개혁을 위해서는 우리가 코로나19에서 배웠던 지배구조의 투명성, 노사관계의 신뢰성, 그리고 개방성이 글로벌 톱 수준으로 가야만이 현재의 삼성에서 정말 한걸음 더 나아간 글로벌 톱 기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른 아침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박주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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