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현금 실탄' 확보 총력전...'고용 안전지대'도 흔들

대기업, '현금 실탄' 확보 총력전...'고용 안전지대'도 흔들

2020.04.19. 오전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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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 2분기부터 존립 기로에 선 기업들 속출할 듯
무급휴직·희망퇴직·휴업·급여삭감 등 자구노력 한창
경영난 장기화 땐 대기업도 인력 구조조정 불가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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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여파로 금융위기 이후 최대의 고용 충격이 발생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고용의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대기업으로까지 불똥이 옮겨붙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대기업들은 일자리까지 줄여야 하는 한계 상황에 몰리지 않기 위해 최우선으로 현금 실탄 마련에 총력전을 펴고 있습니다.

이광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제 유가 폭락으로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 몰린 에너지회사 SK E&S가 긴급히 자금을 마련했습니다.

이 회사는 중국 가스업체 지분을 홍콩증권거래소에서 모두 매각해 1조8천억 원대 현금을 확보했습니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이 경제에 막대한 충격을 주면서 항공, 여행, 유통뿐만 아니라 에너지, 석유화학, 철강, 중공업 등 굵직굵직한 업종에서 자산 매각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현대제철은 잠원동 사옥, 한진그룹은 대한항공 소유 송현동 부지, SK네트웍스는 직영주유소 매각 등을 각각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금난에 빠진 두산중공업을 살리기 위해 두산그룹도 두산솔루스 등 알짜 회사들을 팔 계획입니다.

앞서 이마트와 해태제과식품 등은 일부 자산을 이미 팔아 한숨 돌렸습니다.

한국거래소 자료를 보면 올해 들어 이달 초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들 가운데 자산 매각을 공시한 기업은 33개사, 액수로는 1조7천4백억 원에 이릅니다.

작년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매각 기업은 두 배, 액수로는 세 배나 늘었습니다.

[추광호 /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정책실장 : 금융시장의 불안전성이 워낙 높으니까 기업들이 향후 자금 조달이나 아니면 자금 상환에서 애로를 겪을 위험성을 많이 느끼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현금 확보를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국내 상장사 5곳 중 1곳은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내지 못할 정도로 산업계의 기초 체력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가 덮치면서 존립의 기로에 선 기업들이 이번 2분기부터 속출할 전망입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무급휴직과 희망퇴직, 휴업, 급여 삭감 등을 줄줄이 실시하면서 허리띠 졸라매기에 한창입니다.

대기업들이 인건비 절감이나 자산매각으로 일단 버티기에 나섰지만, 이런 경영난이 장기간 이어지면 결국에는 인력 구조조정에 손을 대고 고용 위기는 더욱 깊은 수렁에 빠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YTN 이광엽[kyup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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