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홈술' 즐긴다...주점·식당은 '울상'

편의점 '홈술' 즐긴다...주점·식당은 '울상'

2020.03.29. 오전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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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사태 여파로 집에서 술 마시는 이른바 '홈술족'이 늘었습니다.

각종 모임과 회식들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인데 주점, 식당들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적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차유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학생 소 정민 씨는 요즘 종종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삽니다.

원래 술은 동아리 모임에서나 수업 끝나고 친구들이랑 마셨는데,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집에서 생각날 때 가끔 마시는 겁니다.

[소정민 / 대학생 : 편의점에서 가볍게 한 두 캔 사서 집에 들어가서 가볍게 마시거나 가족이랑 한 잔 정도 가볍게 하는 것 같습니다.]

직장인 박경현 씨도 외식을 안 하게 되면서 남편과 한두 캔 기울이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박경현 / 직장인 : 아무래도 밖에 못 나가니 아기랑 집에서 다양하게 놀아주게 되니까 피곤하고…, 아기 재우고 한두 캔씩 마시며 스트레스 풀고 있어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집에서 술을 즐기는 이른바 '홈술족'들이 부쩍 늘었습니다.

모임과 회식이 줄어든 데다 외출을 편히 못 하는 스트레스를 집에서 술로 달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편의점 주류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고, 간편하게 먹는 안주 매출도 많이 올랐습니다.

특히 탕수육이나 강정, 곱창 같은 이른바 프리미엄 냉동 안주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회식이 취소되고 개강은 늦어지면서 과음이 줄은 여파로 숙취 해소제 판매는 줄었습니다.

[오화숙 / 편의점 점주 : 집에서 간단하게만 드시니까 맥주는 자주 나가는데 숙취해소음료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 같아요.]

이런 경향 때문에 주점이나 식당 등은 그야말로 울상입니다.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곳이 적지 않다는 겁니다.

[이경훈 / 종로 요리주점 사장 : 휴업한 가게 들이 매우 많아요. 코로나 사태 때문에, 문을 열어도 어쩔 수 없이 문 연 가게들이 있어요. 직원들을 책임져야 하기에….]

음식점에 주로 술을 납품하는 주류 도매업계는 매출이 절반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합니다.

서울에서만 이번 달 들어 음주가 허용되는 일반음식점 676곳이 폐업했습니다.

1년 전보다 5% 정도 증가한 건데 사태가 길어지면 줄폐업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입니다.

[성태윤 /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 폐업이 늘고 있고요. 이미 휴업한 업종들을 고려하면 추가로 상황이 악화할 개연성이 커지고….]

게다가 다음 달부턴 앱으로 주류를 주문한 뒤 편의점 등에서 찾아가는 간편 주문 시스템도 새로 시행되면서 홈술족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YTN 차유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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