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점포 200곳 폐점·매각"...유통가 구조조정 신호탄?

"롯데 점포 200곳 폐점·매각"...유통가 구조조정 신호탄?

2020.02.14.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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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2019년 영업이익 28%↓·순손실 8,500억 원
롯데쇼핑 전국 매장 716곳 중 200여 곳 폐점 결정
온라인 시장에 역전된 오프라인 유통업 ’벼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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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롯데가 실적이 좋지 않은 오프라인 매장 200여 곳을 매각하거나 폐점하기로 했습니다.

이 같은 점포 대규모 정리는 유통업계에서도 유례없는 일입니다.

특히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통업계 전반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립니다.

박소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영업이익 28.3% 급감에, 순손실은 8,500억 원!

국내 유통업계 1위 롯데쇼핑의 충격적인 지난해 성적표입니다.

롯데쇼핑은 마트와 슈퍼, 백화점, 롭스까지 전국 매장 716곳 가운데 200여 곳을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당장 이번 달부터 검토에 들어가 월세도 내기 힘든 임차 점포부터 3년에서 5년 안에 차례로 매각하거나 폐점합니다.

강희태 롯데쇼핑 대표는 더는 유통기업에 머물러 있지 않겠다면서 청사진을 내놨습니다.

고객 3천900만 명의 데이터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며 라이프 스타일, 즉 삶의 방식까지 제안하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설명입니다.

롯데의 대대적인 개편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하던 유통업이 2015년 이후 온라인 시장에 역전당하고 벼랑 끝에 선 현실을 보여줍니다.

[박주근 / ceo스코어 대표 : (롯데는) 2018년이 되어서야 이커머스 사업 본부를 출범시켜 본격적인 준비를 했는데 늦은 감이 있습니다. 경영권 분쟁과 작년에야 마무리된 최순실 사건과 연관된 송사로 이런 준비가 소홀했던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유통업 재편 진통을 겪은 미국 월마트 사례에서 미래를 엿볼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매출이 하락하던 월마트는 온라인 업체 제트닷컴을 인수해 점유율 3위의 온라인 쇼핑 업체로 자리매김했는데, 이처럼 새로운 정체성으로 달라진 소비 형태를 파고들어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반면, 롯데의 구조조정이 도·소매업 전체의 고용 불안을 더욱 심하게 만들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조영무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 대형 유통기업들이 매장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서 최근에 이미 줄어드는 모양새를 보이는 도매업, 소매업의 일자리가 향후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로의 변신을 강조한 신동빈 회장의 말대로 롯데가 유통업계의 새 판을 짜는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인지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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