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남3구역 수주전...돈다발에 무차별 향응까지

단독 한남3구역 수주전...돈다발에 무차별 향응까지

2020.02.11. 오전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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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역대 최대인 총사업비 7조 원 규모의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을 놓고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전이 불을 뿜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지나친 경쟁으로 시공사 선정이 무효화되고 당시 국토부와 서울시가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특정 건설사가 조합원에게 돈을 건넨 정황이 담긴 음성파일을 YTN이 입수했습니다.

김현우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지난해 말, 시공사 선정을 위한 조합원 투표를 앞두고 A 씨는 황당한 일을 경험했습니다.

수주전에 뛰어든 GS건설 관계자가 A 씨의 자녀에게 홍보책자를 건넸는데, 그 안에 300만 원이 든 돈 봉투가 들어있었다는 겁니다.

[GS건설 관계자 : 자기 성의 표시를 한다는 게 아드님이 편하니까 거기(건설사 홍보물) 넣어 놨었는가 봐요.]

돈 봉투를 확인한 A 씨가 직접 따지자 그냥 넣어두라고 설득까지 합니다.

[GS건설 관계자 : 해야 할 걸 마땅히 한 거야. 얼마가 될지는 저는 봉투 안 봐서 모르는데 그게 뭐 10만 원이든 100만 원이든 얼마든 간에 이거는 그냥 간단하게 주사라도 맞으시고, 그러니까 그런 맥락으로 보시고, 이거(300만 원)는 그냥 받아 넣으시고….]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조합원 : 잠깐 홍보 전단지만 주고 가겠다고 불러내 놓고 불러낸 다음에 돈을 줘서 저를 곤란하게….]

결국 A 씨의 자녀는 GS건설 관계자를 만나 돈을 돌려줬습니다.

[GS건설 관계자 : ((GS건설) 팀장은 (제가 돌려준) 돈 다시 받으신 거요?) 네]

한남3구역 시공권을 따내기 위한 로비는 현금 살포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고가의 식사는 물론 과일 바구니 선물도 끊이지 않았습니다.

A 씨는 지난해 11월, 이들 관계자를 검찰에 고소하고 해당 구청에도 신고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GS건설은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사람은 홍보대행사 직원이며, 검찰 조사 중인 사안이라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지난 2018년 개정된 도시정비법은 건설사뿐 아니라 홍보업체의 금품 제공에 대해서도 계약한 건설사의 시공권을 박탈하는 등 관련 규정을 강화했습니다.

국토부와 서울시 관계자는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사실이 확인되면, 가능한 행정 조치를 검토한다는 입장입니다.

무산됐던 한남 3구역 시공사 재선정 절차는 오는 4월 다시 시작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현금 살포 등 각종 불법 행위를 일삼은 건설사에 대한 입찰 자격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현우[hmwy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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