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모자의 난'...닷새 만에 내놓은 사과문

한진家 '모자의 난'...닷새 만에 내놓은 사과문

2019.12.30. 오후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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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이명희, ’모자’ 공동명의 사과문 발송
"조 회장, 어머니에 깊이 사죄…이 고문도 수용"
"가족이 화합해 고 조양호 회장 유훈 지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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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이른바 '성탄절 다툼'이 알려지면서 한진가의 경영권 분쟁이 연일 논란입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 고문과 조 회장이 공동으로 사과문을 냈습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서둘러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백종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기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쳐 사죄드린다면서 조 회장이 어머니인 이 고문에게 깊이 사죄했고, 이 고문도 수용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가족이 화합해 고 조양호 회장의 유훈을 지켜나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례적으로 공동사과문까지 낸 '가족 분쟁'의 발단은 조원태 회장의 누나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23일 발표한 입장문이었습니다.

조원태 회장이 유훈과 달리 그룹을 운영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내용이었는데, 조 회장은 어머니인 이 고문이 사실상 누나의 편을 들어줬다며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성탄절에는 이 고문 자택을 찾아 격한 언쟁을 벌였고, 부서진 집기와 이 고문이 다친 사진까지 공개됐습니다.

'남매의 난'에 이어 '모자의 난'까지 드러나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자, 소동이 일어난 지 닷새 만에 사과문을 낸 겁니다.

특히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이 논의될 주주총회가 내년 3월로 다가온 시점이기도 해서입니다.

현재 한진칼 지분은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각각 6.52%, 6.49%로 비슷하고, 어머니인 이 고문이 5.31%를 갖고 있습니다.

표 대결이 이뤄지면 자칫 경영권을 상실할 수도 있는 만큼 가족의 도움이 절실한 조 회장이 즉각 사죄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박주근 / CEO 스코어 대표 : 대외적인 신임도가 낮아졌고 다른 주주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아 연임을 위해서는 가족 간의 합의하는 것처럼 보여야 하기 때문에 합의문을 발표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른바 '땅콩 회항' 이후 경영에 복귀하지 못한 조 전 부사장이 불만을 품고 있는 등 해결되지 않은 가족 간 문제는 여전합니다.

한진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봉합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높은 이유입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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