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LG그룹' 도약 이끈 구자경 명예회장 별세

'글로벌 LG그룹' 도약 이끈 구자경 명예회장 별세

2019.12.14. 오후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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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자경 명예회장 숙환으로 별세…향년 94세
구인회 창업 회장 장남…1925년 경남 진주 출생
교사 천직으로 여겼지만 아버지 부름에 경영 참여
공장현장 지키며 경영수업…70년 2대 회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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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G그룹의 2대 회장인 구자경 명예회장이 오늘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25년 동안 그룹을 이끌며 LG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킨 구 명예회장은, 지난 1995년 은퇴 이후 평범한 자연인의 삶을 살았습니다.

보도에 이지은 기자입니다.

[기자]
오늘날의 '글로벌 LG그룹'을 만들어낸 구자경 명예회장이 94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1925년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난 구 명예회장은 원래 초등학교 선생님이었습니다.

하지만 LG그룹의 모태인 락희화학공업이 성장함에 따라 1950년부터 아버지를 도와 기업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20년 가까이 생산 현장을 지키며 경영수업을 받은 구 명예회장은 1970년, 2대 회장으로 취임합니다.

구 명예회장은 오직 사람만이 경쟁력이라는 신념으로, 기술 개발을 전폭 지원하며 전자와 화학 중심으로 그룹을 성장시켰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고객 중심의 경영 이념을 발표하며 혁신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구자경 / LG그룹 명예회장 (1990년 경영이념 선포식) : 고객을 위한 가치 창조, 인화 단결 정신을 이어받아 인간 존중의 경영을 우리 그룹의 새로운 경영 이념으로 선포하고자 합니다.]

25년간 그룹 매출액을 천 배 넘게 끌어올린 구 명예회장은 1995년, 재계에서 처음으로 총수 자리를 스스로 아들 구본무 회장에게 물려주고 은퇴를 선언합니다.

[구자경 / LG그룹 명예회장 (1995년 회장 이·취임식) : 경영자들을 중심으로 혁신을 더욱 가속화해서 내 평생의 숙원과 우리 모두의 꿈을 반드시 이뤄주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후 구 명예회장은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농장에 머물며 버섯을 연구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등 그야말로 소박한 자연인의 삶을 살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아들인 고 구본무 회장이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LG그룹은 고인과 유족의 뜻에 따라 조용하고 간소하게 비공개 가족장을 치를 예정이며 발인은 17일 오전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9일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에 이어 구자경 명예회장도 타계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던 1세대와 1.5세대 기업인들의 시대가 조금씩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YTN 이지은[je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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