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더쉬운경제] 고개 드는 '경기바닥론'...반등? 재침체?

[더뉴스-더쉬운경제] 고개 드는 '경기바닥론'...반등? 재침체?

2019.12.11. 오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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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정철진 / 경제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우리 경제, 어렵긴 해도 올해 저점을 찍고 내년에는 반등할 것이란 기대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다가 다시 침체하는 더블딥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복잡한 경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쉬워야 경제다. 더쉬운경제 정철진 평론가 자리하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사실 경제를 예측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요.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경기가 바닥을 쳤다, 안 쳤다 어느 쪽으로 보고 계십니까?

[정철진]
그렇습니다. 경기 사이클에서 바닥을 확인한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거거든요. 주식투자에서도 바닥을 알면 좋죠. 왜냐하면 그 밑으로는 더 안 떨어질 테니까. 지금 경기가 과연 바닥이냐 아니냐 논란은 있는데 저는 큰 틀에서는 아주 소수설 쪽, 그러니까 바닥을 확인했다고 보기는 힘든 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나빠질 가능성이 여기서 찍고 올라갈 것보다 있으니 좀 조심하자라는 쪽인데. 그러나 전반적인 현재 분위기는 우리 정부 입장도 그렇고 이미 바닥은 나왔다는 설이 좀 우세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바닥을 치지는 않았지만 저점을 찍었다는 데는 동감하시는 건가요?

[정철진]
아니요. 아직 저는 한 번 더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는 보는데 이건 또 저의 견해고 외국계라든가 국내외 보면 일단 정부 산업부는 올 10월에 바닥을 찍었다, 저점을 쳤다는 입장이고요. 지금 외국계 투자은행들가령 골드만삭스라든가 제이피모건이라든가 이런 데 속속 리포트들 나오는 내년 전망을 보면 한국 주식을 더 사라, 이런 쪽에... 그러니까 한국이 올해보다 내년이 훨씬 좋아질 것이라는 쪽이고요. 그다음에 신용평가사죠, S&P라든가 무디스 역시도 내년 경제 전망을 올해보다 좋게 보고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바닥이 올해 나왔다라는 의미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IMF 역시도 내년을 올해보다 좋게 보고 있는데. 올해보다 내년이 좀 더 힘들 것이라고 보는 곳은 아마 외국계 쪽에서는 OECD 쪽에서 유일하지 않나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글쎄요, 외국의 국제금융기구라든가 이런 데서 나오는 경제 전망도 상당 부분은 사실 우리 정부의 어떤 기본적인 자료 데이터를 가져가서 판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마는 같은 자료를 갖고 어떻게 이렇게 약간 엇갈린 판단이 나오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철진]
그렇죠. 그게 핵심이 반도체일 것 같습니다. 우리 한국 경제, 그다음에 한국 주식시장, 한국 경기가 올해보다 내년이 좋고 올해 바닥을 쳤다는 쪽에서는 반도체가 이미 바닥을 쳤다는 쪽이거든요. 그러니까 한국 경제가 기본적으로 수출, 수출 중에서도 반도체가 핵심 아니겠습니까? 반도체가 내년 1분기부터 살아날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면 한국 경제의 수출이 살아날 것이고 그러면 당연히 한국의 경기와 경제성장률도 살아날 것이다라는 게 저점, 바닥을 찍었다, 내년에 좋아질 것이라는 것의 핵심 논거인데. 저는 물론 반도체도 중요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바닥을 찍었다는 이야기를 하려면 잠재성장률이 조금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야 되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 잠재성장률이 회복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좀 더 조심할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입장인 것이죠.

[앵커]
자금 잠재성장률의 저하가 왜 문제인지부터 짚어봐야 될 것 같아요.

[정철진]
그렇습니다. 어렵고 헷갈리는 개념인데요. 우리가 경제성장률을 할 때 많이 이야기하는 게 명목경제성장률이 있고요. 실질경제성장률이 있고 잠재경제성장률이 있지 않습니까? 명목경제성장률은 우리가 그냥 나오는 몇 프로 성장했다, 올해 1. 9% 성장한다, 이런 게 명목이고요. 실질경제성장률은 명목치에서 물가상승률 부분을 뺀, 그야말로 실질적으로 성장한 부분을 이야기하는 건데 제가 지금 얘기한 이 잠재성장률은 또 어떤 개념이냐. 한 국가 경제가 인위적인 부양 없이, 그러니까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현재 투입 요소가 다 가능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목표치를 얘기합니다.

그래서 이것도 잘 들어보면 무슨 얘기인가 하실 텐데 한 국가가 갖고 이것은 힘, 오버하지 않고 이뤄낼 수 있는 하나의 잠재력이라고 보면 될 것 같은데. 지금 우리나라는 잠재성장률의 자체도 계속 하락하는 국면인 데다가 실질경제성장률과 비교해도 지금 오히려 실질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못 쫓아가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이라면 적어도 이 부분이 어떤 회복이 된 다음에 바닥 얘기를 하는 것이 맞지 않나라는 생각입니다.

[앵커]
잠재성장률이 이렇게 떨어지게 되면 이게 사실은 가장 안 좋은 시나리오 중 하나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른바 더블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건데 지금 떨어지는 듯하다가 다시 좀 올라가다가 다시 또 떨어지는 거죠?

[정철진]
그러니까 제가 잠재성장률 추이라든가 전망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반도체가 살아나고 이렇게 살아난다 하더라도 그야말로 확 솟아오르기 위해서는 큰 틀에서의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돌아서는 모습이 나와야 될 것 같은데 그렇지 않고 지금 나오는 전망들, 거의 대부분이 반도체 전망입니다. 그러니까 반도체가 좋아질 것이다, 그러니까 한국 경제 수출 좋아지고 경기 좋아질 것이다, 이 논거인데. 만에 하나 반도체가 우리 생각만큼 살아나지 않는다면 그때부터는 모든 논리들이 다 무너지게 되잖아요. 너무 하나에만 올인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좀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앵커]
좀 더 쉽게 더블딥을 실제 사례로 설명을 해 주시죠.

[정철진]
우리가 경기가 한 번 저점을 찍고 나서 살아날 때 보면 큰 희망을 갖잖아요. 그런데 그것이 단기 기술적 반등인지, 아예 추세적 반등인지 모르잖아요. 그럴 때 거의 상당 부분은 또 한 번 떨어지면서 두 번째 하락이 오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바닥을 찍고 올라갔다라고 하더라도 그래도 완벽하게 상승추세까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고 거기에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또 다른 경기침체, 더 센 것이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겁니다.

[앵커]
결국에는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간의 차이, 이걸 경기 판단의 잣대로 중요하게 보시는 거잖아요. 그런데 만약에 더블딥이 온다고 할 때는 이를테면 어떤 외생변수에 의해서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반도체 경기 말씀하시니까. 중국이나 인도나 해외시장의 큰 영향을 받게 되는 건가요?

[정철진]
그렇습니다. 지금 보면 내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입장에서도 미중 무역협상이 거의 더 나쁘게 흘러갈 수는 없을 것이다라는 전망입니다. 지금 벌써 15일, 앞으로 일요일이죠. 1단계 무역협상 된다는 얘기도 많이 나오고 또 내년에 미국의 대통령 선거,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재선 아닙니까? 그러니까 어떤 식으로든 좋게 풀어갈 것이다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고요. 브렉스트, 그러니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같은 경우도 정말 불확실성의 핵심이었는데 이제 12월 12일날, 내일 총선을 하죠, 조기 총선을 하죠. 그게 지나고 나면 이 역시도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그러니까 현재 우리가 좀 우려했던 부분들이 끝나는 국면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아마 그런 더블딥이나 이런 우려 없이 외생변수가 굉장히 좋기 때문에 그렇다면 올해 굉장히 우리를 힘들게 했던 이런 대외변수들이 좀 긍정적으로 흘러나갈 것이 아니냐 이런 전망이 힘을 얻고는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그 GDP 갭이 플러스일 수도 있고 마이너스도 있겠네요?

[정철진]
그렇죠. 이게 경제 공부 같은데요. 보통 우리가 잠재성장률과 실질성장률 차이를 볼 때 GDP 갭이라는 걸 쓰게 되죠. GDP 갭을 쉽게 이해하는 것은 한 국가가 잘 돌아가고 있어요. 잘 돌아가려면 잠재성장 이상의 목표치를 달성할 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경제가 호황이라든가 좀 좋아진다라든가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때는 실질성장이 잠재성장을 웃도는 그러니까 플러스 국면에 들어서게 됩니다, 저 GDP 갭이라는 것이요. 반면에 부진에 빠진다든가 경기침체, 불황이 될 때는 저 잠재성장에도 실질적인 국가의 경제성장이 못 미치는 상황인데, 우리는 지금 GDP 갭이 마이너스인데다가 더 중요한 것은 저게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GDP 갭률이 꾸준히 마이너스 폭을 넓히고 있다는 말이죠. 그렇다면 이것은 상당 부분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다수설에 낙관하는 것과는 좀 다를 수가 있다는 거죠.

[앵커]
아까 외생변수 말씀도 하셨습니다마는 전반적으로 봤을 때는 지난 몇 년간 사실 전 세계적으로 경기 둔화는 어떤 대세적인 흐름 아니었나요?

[정철진]
그렇습니다.

[앵커]
이게 갑자기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지 않습니까?

[정철진]
그렇습니다. 중국 같은 경우에도 올 3분기에 벌써 6%. 실질적으로는 6%가 깨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중국 경제 자체도 이제 내년에는 5% 성장률로 뚝 떨어지는 것이고요. 미국 경제도 좋다, 좋다 하지만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을 했거든요. 그래서 전반적으로 글로벌이 지금 경기 부진에 들어간 것이라는 얘기가 분명히 맞지만 좀 이걸 밝게 바라보는 쪽에서는 이게 이제는 여기서 제동이 걸린다고 바라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경제는 심리라고도 하니까요.

[앵커]
그러면 우리 경제가 지금 디플레이션에 진입했다, 이런 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정철진]
저는 거의 초입이라고 보는 것이 물론 당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얘기를 많이 하는데 물가 하락, 이 디플레이션을 여러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소비자물가로도 평가할 수가 있죠. 마이너스 소비자물가가 2분기 연속 나오는 경우, 이런 경우가 디플레이션이라고 하는데 또 다른 지표가 GDP 디플레이터라는 게 있어요. 아까 GDP 갭과는 또 다른 개념인데 실질성장률이 있잖아요. 그리고 명목성장률이 있을 때 명목성장과 실질성장률의 차이가 바로 물가라는 부분입니다.

물가라는 부분인데 지금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이 GDP 디플레이터가 거의 3분기, 4분기 연속 마이너스가 나오고 있어요. 그러니까 물가가 계속... 여기서 나온 물가는 소비자물가 이상의 큰 물가라고 보시면 이해하기가 편한 국면이거든요.

그렇다면 벌써 이렇게 1년 가까이 GDP 디플레이터가 마이너스가 나오고 있다는 것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 0.2%에서 움직이기는 하지만 굉장히 디플레에 대한 우려가 커졌고 이미 한 발 정도는 담그고 있지 않느냐, 이렇게 평가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앵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심상치 않다?

[정철진]
네.

[앵커]
시쳇말로 D의 공포라는 말도 있을 정도로 사실 디플레이션 자체가 일반인들의 삶의 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정도로 큰 변수라고 얘기하는데 만약에 디플레이션이 본격적으로 닥친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겁니까?

[정철진]
우리가 인플레이션이 좋으냐 디플레이션이 좋으냐 하는데 인플레이션에 관해서는 안 좋은 사례들을 많이 듣지 않습니까?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나와서 바이마르 공화국이 망하고 베네수엘라의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말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조금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이 굉장히 경제에는 좋습니다. 인플레라는 것은, 물가가 오른다라는 것은 실은 성장한다는 뜻이고요. 내 월급도 그만큼 오른다는 것이고 기업의 매출액도 오른다는 것이고. 이게 커진다라는 뜻입니다. 반면에 디플레이션이라는 것은 오늘보다 3개월 뒤에 제품 가격이 더 떨어진다는 거예요. 내 월급도 줄어들 수 있다는 거거든요.

부동산, 주식 자산 가격도 떨어질 수 있다는 것. 이게 무엇을 의미하느냐. 일단 사람들이 소비를 하지 않죠. 왜냐하면 지금 차를 사는 것과 앞으로 6개월 뒤에 차를 사면, 정말 극단적인 예로, 6개월 뒤에 가격이 더 떨어질 게 명확한데 현금을 쥐지 누가 소비를 하겠습니까? 전반적으로 나의 월급, 매출 모든 것들이 축소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이라는 것이 한 번 악순환에 빠져들게 되면 딱 최근 20년의 일본을 생각하면...

[앵커]
잃어버린 20년.

[정철진]
20년, 25년을 생각하면 돼요. 그런 국면인데, 지금 우리가 빠질 것이냐, 말 것이냐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는 거저것.

[앵커]
그러면 이게 장기화될 수도 있다, 이렇게 볼 수도 있나요?

[정철진]
여기서 못 들어가면 깊이 들어가는 것이죠. 그래서 한 발이든가 손 하나 담그고 있을 때 빨리 끄집어내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 조치로는 뭐가 있을까요? 어떤 방안이 있을까요?

[정철진]
현재로서는 많은 방법이 없어요. 그동안에 많이 썼던 것이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확 내려가지고 돈을 풀어서 경기를 부양한다, 통화정책이겠죠. 그런데 지금 벌써 기준금리가 연 1. 25입니다. 더 낮춰도 더 밑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고 그나마 지금 남아 있는 것이 역시 정부가 나서는 재정확장정책, 이게 적자재정 정책인데 이것도 이게 재정을 많이 쓴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액수도 중요하지만 내년 예산안 규모, 512조 슈퍼 예산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써야 되느냐도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내년 한 해 만큼은 재정을 펼 때 단기 모르핀이라도 일단은 경제성장, 그러니까 빠진 애를 빨리 끄집어낼 수 있는 그런 인위적인 부양책도 필요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가져봅니다.

[앵커]
어쨌든 기로에 섰다는 말씀이신데 그런 대증요법으로 이게 근원적인 처방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정철진]
그렇지는 않겠죠. 중장기 플랜도 필요하지만 워낙 시급하기 때문에...

[앵커]
워낙 시급하니까. 지금 말씀 들어보면 경기가 바닥을 쳤냐, 안 쳤냐. 여기에 대해서 약간 엇갈리고 있고요. 다른 한편에서는 디플레이션이 단기로 가는 거냐, 장기로 가는 거냐, 여기에서도 엇갈리고 있고요. 상당히 우리 경제가 갈림길에 섰다는 그런 생각은 더 들게 됩니다. 오늘 더쉬운경제, 정철진 평론가와 함께 얘기 나눠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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