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을 잡아라" 할인 전쟁...'코세페'는 곁다리?

"11월을 잡아라" 할인 전쟁...'코세페'는 곁다리?

2019.11.02. 오전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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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소비 비수기였던 11월에 온라인 쇼핑몰과 마트 등 유통업계가 사활을 건 '할인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 맞서는 행사로 불황을 타개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 주도로 시작했던 쇼핑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는 곁다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마트 문이 열리자마자 정육 코너에 고객들이 몰립니다.

한우데이를 맞아 반값으로 떨어진 한우를 한꺼번에 잔뜩 집어 듭니다.

[김인희 / 서울 응암동 : 늦게 오면 없어서 아침 일찍 서둘러서 왔어요.]

[김화순 / 서울 응암동 : 평소에는 조금 한 팩 아니면 두 팩 사죠. 여기 지금은 8∼9팩 샀으니까….]

한우 행사를 시작으로 '쓱데이'로 이름 붙인 하루 동안은 TV를 9만 9천 원, 초코파이 한 상자를 천 원에 파는 등 천억 원어치를 쏟아부어 파격 행사를 진행합니다.

또 다른 마트에서는 10년 전 가격을 내걸고 청포도나 삽겹살을 비롯한 18가지 품목을 10년 전 수준으로 팔고 있습니다.

이 마트에서도 역시 역대 최대 물량인 6백억 원어치 제품을 투입해 1주일 동안 최대 50%까지 할인 행사를 벌입니다.

[김용희 / 롯데마트 서울역점 마케팅담당 : 유통업계 비수기인 11월에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나 중국의 광군제와 같은 대규모 할인 행사를 통해서 소비 진작과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본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11월 할인행사로 최고 매출을 기록했던 온라인 쇼핑업체들은 판을 더 키웠습니다.

특가 상품을 무려 20만 가지나 준비한 업체도 있고 최대 30만 원까지 할인해주는 쿠폰을 주는 등 앞다퉈 '역대급 혜택'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대용 / 이베이코리아 스마일배송 전담 기사 : 배송 물량은 월요일이 가장 많고요. 지금이 (할인) 행사 기간이기 때문에 꾸준히 2주 동안 많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편의점들까지 가세하면서 이른바 '할인 전쟁'이 펼쳐지는 겁니다.

이렇게 유통업계가 11월에 소비자들을 붙잡는 데 집중하기 시작하자 정부 주도의 쇼핑 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도 올해는 민간 주도로 바꾸고 시기도 추석 전후에서 11월로 옮겼습니다.

하지만 정작 행사에는 코리아세일페스타를 내걸지 않고 진행하는 업체가 많은 데다, 유통업계 형님격인 백화점들마저 공정위의 가격 할인 지침에 반발해 사실상 동참하지 않으면서 코세페는 보조 역할로 전락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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