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 작성자에 물어본 디플레 우려?

[생생경제]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 작성자에 물어본 디플레 우려?

2019.10.30. 오후 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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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 작성자에 물어본 디플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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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혜민 PD
■ 대담 :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생생경제]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 작성자에 물어본 디플레 우려?





◇ 김혜민 PD(이하 김혜민)> 오늘 가장 뜨거운 경제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최근 들어 물가상승률이 낮아지면서 디플레이션, 그러니까 통화량의 축소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논쟁이 있었습니다. 최근 KDI에서 “최근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가 나와 화젭니다. 보고서를 쓴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 연구위원 전화 연결돼있습니다. 위원님, 안녕하세요?

◆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이하 정규철)> 네, 안녕하세요.

◇ 김혜민>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게 경제전망 같습니다. 맞습니까?

◆ 정규철> 네, 저도 항상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 김혜민> 이 보고서가 나오게 된 배경, 그리고 그제부터 사실 하루 종일 이 뉴스에 보고서 관련 내용이 오르내렸어요. 그 이유는 최근에 물가상승률 하락과 또 그에 따른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 보고서가 나온 배경에 대해서 짧게 설명해주실까요?

◆ 정규철> 지난 8월하고 9월에 물가가 하락했는데요. 이거는 통계 작성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보니까 계속 물가가 하락하면서 일본처럼 디플레이션이 오는 게 아닌가, 이런 논쟁이 많아서 그것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서 제가 보고서를 작성해봤습니다.

◇ 김혜민> 이렇게 이 보고서가 반향이 있을 줄 아셨어요?

◆ 정규철> 생각보다는 반응이 많아서 저도 놀랐습니다.

◇ 김혜민> 그만큼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사람들 사이에 많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먼저 청취자 분들이 알기 쉽게 디플레이션이 뭐고, 또 어떤 기준으로 우리가 디플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는지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 정규철> 디플레이션이라는 것은 물가가 하락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냥 물가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세를 누르는 그런 것을 봐야 하는데요. 그래서 물가 하락이 일시적으로 발생한 건지, 아니면 지속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건지 그런 것을 구분해서 봐야 하는데요. 지금은 물론 지속적인 요인도 있습니다만, 일시적으로 작년에 농산물이나 유가, 이런 것들이 올해는 작년보다 많이 하락하면서 됐기 때문에 잉거는 시간이 지나면 물가상승률이 플러스로 반등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 김혜민> 제일 기준이 되는 것은 일시적이냐, 지속적이냐, 이거군요?

◆ 정규철> 네, 조금 더 지속적인 것은 근원물가라는 것이 있는데요. 0.5%로 지금 상승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도 지속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지금 당장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고 바라보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 김혜민> 생생경제에서도 전문가 모시고 관련 주제로 인터뷰하면 대부분 디플레이션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일시적이라는 말씀을 입 모아서 해주시기는 하셨어요. 그런데 걱정은, 디플레이션은 아니지만 이런 것들이 저성장 국면으로 들어가면서 우리 경제에 힘을 주지 못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거거든요. 그런 우려는 충분히 할 만하죠?

◆ 정규철> 맞습니다. 우리 경제가 과거 5%, 10% 성장하던 때에 비해서 지금은 2~3% 저성장이라서 경제 활력이 줄어들어 있는 상태에서 물가가 낮게 나오다 보니 우려가 많고요. 사실 디플레이션이라는 게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 하락인데, 그뿐만 아니라 물가상승률이 낮게 나오는 것 그 자체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디플레이션 여부도 중요하겠지만, 물가가 낮게 나오면 아무래도 소비도 위축되고, 기업 활동도 위축되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 김혜민> 그러니까 지속적으로 저물가인 디플레이션이 아니더라도, 일시적으로라도 저물가 자체가 소비도 위축시킬 수 있고, 기업 활동도 위축시킬 수 있기 때문에 좋은 시그널은 아니라는 말씀이세요. 지금 우리 청취자 문자 7544님도 “아니, 콩나물 값도 너무 비싸고, 교육비도 비싸고, 기름 값도 비싼데 도대체 누가 저물가라고 하는지 이유를 모르겠어요.” 하고 보내주셨거든요. 정부에서 말하는 통계와 소비자들이 느끼는 물가, 이게 왜 괴리가 있을까요?

◆ 정규철> 그런 현상은 지금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있었는데요. 아무래도 심리적인 영향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물건을 파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물건 가격이 낮다, 오르지 않는다고 하고, 물건을 사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물건 가격이 높고, 빠르게 오르는 게 아닌가, 이런 인식이 과거부터 있었는데요. 실제 물가 인식을 설문조사를 해보면 지금 공식 통계는 –0.4지만 9월 설문조사에서는 1.9로 조금 높게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 할 점은 물가 인식 자체도 하락을 하고 있습니다. 연 초에는 2.4였는데, 9월에는 1.9로 조금 하락을 하고 있는데요. 통계보다는 소비자들이 물가를 높게 보고 있지만, 마찬가지로 물가상승률이 내려가고 있다, 이런 정도는 인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혜민> 물가 하락의 원인에 대해서 앞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해 농산물 가격 폭등, 그리고 물가상승률이 높았기 때문에 거기에 따른 기저효과다, 또 유가 하락도 있었다, 공급 측면의 영향이 컸다는 이야기인데요. 이번 보고서에서는 일시적인 공급 요인뿐 아니라 수요 측 요인이 굉장히 주요하다고 쓰셨어요. 이 부분을 설명해주시겠어요?

◆ 정규철> 말씀하셨듯이 공급 측 요인, 그것도 분명히 작용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지금 우리 경제가 성장도 떨어지고, 소득도 빨리 올라가지 못하다 보니까 수요가 많이 위축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공급 측을 주로 반영하는 물가 이외에도 여러 품목에서 지금 물가상승률이 다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을 봤을 때 공급 측 요인도 있겠지만, 수요 측 요인도 상당히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저는 이렇게 봤습니다.

◇ 김혜민> 다수의 품목에서 물가상승률이 낮아져서 물가상승률이 하락했다는 말인데요. 조금 더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 정규철> 예를 들어서 농산물, 석유, 이쪽만 하락한 것이냐? 또는 정부 복지정책이 들어오면서 소비자들이 내는 돈이 싸진 게 있습니다. 교육비라든지, 건강보험료, 이런 게 싸진 게 있는데, 그 부분도 물가를 낮출 수 있는데요. 그 부분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부분도 많이 하락했거든요. 전체 품목 중에서 63.7% 정도가 물가상승률이 하락했는데, 그것으로 봐서 특정 품목, 그다음에 공급 측, 이 요인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고, 여러 품목에서 전반적으로 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 김혜민> 아까 제가 말씀드린, 김용범 차관이 이야기했던 농산물, 유가뿐만 아니라 다수의 품목에서 낮아졌고요. 그리고 지금 우리 위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수요적인 측면, 사람 쪽의 요인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그게 결국은 낮은 물가로 이어졌다는 말씀이신 거죠.

◆ 정규철> 네, 맞습니다.

◇ 김혜민> 우리가 걱정하는 건 궁극적으로 저물가가 계속되면 저성장이 오고, 이게 우리 경제 전반의 침체로 이어진다는 건데요. 저성장, 장기 침체를 우려할 만한 상황이라고 보십니까?

◆ 정규철> 우리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경제 발전이 예전보다 많이 되었고, 또 인구구조를 봤을 때 사람이 줄어들면 성장이 빨리 올라가기 힘들기 때문에 가는 것은 맞지만, 이것을 또 장기 침체로 해석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 같고요. 저물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 저물가 현상은 통화 당국에서 물가를 관리하고 있으니 극복할 수 있는 그런 과제라고 저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통화 당국에서 물가를 관리하고 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연구위원께서 보고서에도 통화 정책 운용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이 통화 정책 운용이라는 게 무엇일까요?

◆ 정규철> 한국은행에서는 시중에 유통되는 화폐, 통화를 조절하게 됩니다. 조금 더 쉽게 말씀드리면 기준 금리라고 하는 게 있는데요. 그 금리를 올리느냐, 내리느냐에 따라서 통화량이 바뀌고, 그게 다른 금리, 우리가 가계대출 금리라든지, 이렇게 반응을 하게 되는데요. 물가가 너무 낮으면 금리를 조금 낮추면서 통화량을 늘리고, 이러면서 물가로 올릴 수 있고, 경기도 올릴 수 있는 이런 정책을 우리가 통화 정책, 그리고 통화 정책 운용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김혜민> 물가가 낮아지면 금리도 낮춰서, 그러니까 돈을 많이 시장에 돌게 해서 물가를 올려야 한다는 말씀이시죠? 정책적으로요?

◆ 정규철> 네, 맞습니다.

◇ 김혜민> 그렇다면 지금 물가가 낮으면 금리를 더 낮춰야 할 것 같은데, 사실 지금도 굉장히 낮아지지 않았습니까? 추가로 인하할 수도 있을까요?

◆ 정규철> 금리인하 정책에 대해서 당장 금리인하에 대해 제가 말씀드리기는 쉽지 않은데요. 지금 운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통화 당국에서도요. 왜냐하면 한국은행법에 보면, 물가안정도 해야 하지만 금융 안정, 그러니까 가계부채가 너무 는다든지, 아니면 자본이 해외로 유출되는 그런 것도 같이 임무로 주어져 있기 때문에요. 물가안정에만 집중해서 할 수 없는 그런 안 좋은 여건이 있는데요. 가계부채나 자본유출, 이런 것은 통화 정책 말고 다른 정책도 있습니다. 부동산 대출 규제라든지, 외환 건전성 규제, 물론 다른 규제가 있기 때문에 금융안정에 대해서는 우리가 다른 규제를 사용하고, 또 물가안정에 대해서는 지금 시급한 상황이니까 통화정책이 물가안정에 조금 더 집중해서 물가가 지금보다 더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상황이고, 그 상황이 생길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운용체계에서 금융안정이라는 것을 떼어내서 다른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아 보입니다.

◇ 김혜민> 위원님 말씀은 한국은행의 역할이 물가안정도 있지만 금융안정도 있기 때문에 저물가를 위해서 금리를 인하하는 행동 자체가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충돌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신 거죠?

◆ 정규철> 충돌이 있을 수 있고, 사실 작년 말을 보더라도 물가가 많이 낮아지는 형국이었는데요. 가계부채 급증이 있으니까 금리를 올렸습니다. 금리를 올리게 되면 물가가 더 낮아지는 그런 악순환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시스템적으로 해소하는 그런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 김혜민>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조금 구체적으로요. 이 통화정책이 물가안정에 주력할 수 있는 제도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신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 정규철> 통화정책으로 충분히 할 수 있는데 하지 못하는 이유가 아까 말씀드린 금융안정, 여기서 명시적으로 들어와 있기 때문에 통화정책을 운용하기에 상당히 어려운데요. 그런 금융안정이라는 한국은행 법상의 조항을 빼준다면, 통화 당국에서 물가안정에만 집중을 해서 물가상승률을 올리고, 디플레이션도 막고, 그럴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는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혜민> 오늘 최근 물가상승률 하락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직접 작성하신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과 함께 인터뷰 나눠봤습니다. 위원님, 오늘 쉽게 설명해주셔서 이해가 잘 됐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규철>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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