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일 수출규제 100일, 향후 전망은

[이슈인사이드] 일 수출규제 100일, 향후 전망은

2019.10.11. 오전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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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박광렬 앵커
■ 출연 : 정철진 / 경제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일본이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 규제를 시작한 지 딱 100일이 됐습니다. 이 수출 규제 이유 자체가 부당하다는 비판이 많았는데요.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개인적인 손해배상 청구권은 남아 있는데 일본 기업이 배상할 필요가 있다는 우리 법원 판단에 대한 보복 성격이 강했다는 겁니다.

오늘 우리와 일본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양자협의를 진행합니다. 지난 100일 동안의 기록과 또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정철진 경제평론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정철진]
안녕하십니까.

[앵커]
먼저 말씀드렸던 대로 지난 100일을 먼저 짚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지난 100일간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총평해 보신다면 어떻게 될까요?

[정철진]
그렇습니다. 일본의 경제보복 그리고 우리의 반격. 이게 큰 틀에서 보면 우리가 어떤 걸 할 때 누구에게도 다 좋은 걸 윈윈게임이라고 하고 누구는 승리하고 누구는 망하면 제로섬이라고 하고 둘둘 다 피해를 보는 경우를 루스루스게임이라고 하는데요. 이 프레임, 이 틀 자체는 둘 다 어느 정도 파격을 받게 되는 루스루스게임입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고 일본에 대해서 더 분노하는 것이고요. 빨리 해결되기를 원하는 대목인데요.

일단 100일까지 현재를 보면 한국, 일본 모두 타격을 받았지만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타격을 받았다. 이렇게 정리를 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방금 말씀하신 대로 일본이 더 타격이 컸다 이런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 텐데 일본이 더 타격이 크다는 근거가 어느 부분에 있을까요?

[정철진]
일단 크게 세 축 정도로 보겠습니다. 가장 우리가 일본에 파급효과, 충격을 줬던 것은 역시 국민들의 힘이었고 그게 불매운동이었는데요. 먼저 관광 분야를 보면요. 일단 7월, 8월에 보면 우리나라가 일본 여행을 안 간 거 아니겠습니까? 그걸로 인해서 일본이 받은 타격, 이걸 생산유발감소액이라고 하는데 약 3500억 원 정도 됩니다.

7월, 8월. 그런데 우리도 일본 여행을 안 감으로써 국내 항공업계도 타격이 있고 국내 여행사에도 영향이 미칠 것 아니겠습니까, 충격이? 이게 약 399억, 400억이에요. 그러니까 일본이 3500억 피해, 우리가 약 400억 피해니까 한 9배 정도 일본이 더 타격을 받게 되는 그런 모습을 보이게 되는 것이고요.

맥주 같은 부분은 저도 이 수치를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9월에 관세청에 일본 맥주 수입액이 6000달러입니다. 그러니까 700만 원어치밖에 수입이 안 됐다는 거예요. 이게 왜냐하면 7월, 8월에 전 국민이 일본 맥주를 안 마시면서 재고가 어마어마하게 쌓였을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일본 맥주 수입을 할 이유가 없죠. 재고가 이렇게 쌓여 있으니까. 그래서 일단 일본 맥주는 전면 수입 중단이 됐다 이렇게 평가해도 될 것 같고요.

의류 중에서 대표적인 일본 옷 안 입고. 우리 한국의 불매운동의 사례였죠. 유니클로 같은 경우에는 일단 유니클로 공식 발표는 아니지만 8개 카드사를 통해서 유니클로 매출액을 보니까 6월 마지막 주가 59억, 그런데 7월 넷째 주가 17억. 거의 한 달 반 사이에 70%가 급감을 하는 그런 모습이었기 때문에 아마도 일본이 더 큰 타격을 받게 되는, 100일 동안의 핵심은 국민들의 불매운동. 특히 일본 여행 안 가기 운동이 가장 큰 역할을 했다 이렇게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말씀 요약하면 지금까지는 일본 타격이 더 컸다. 그게 컸던 이유는 관광, 맥주 그리고 의류 부분을 들 수가 있는데 사실 처음에는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못할 거다, 이런 분석도 나오고는 했습니다. 지금 100일 지났는데 요즘의 추세는 어떻습니까?

[정철진]
아직까지도 유지되고 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오히려 100일 동안에 우리가 이겼다, 승리했다 혹은 일본의 경제보복, 별거 아니네.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이 위험할 수가 있는데요. 가령 일본 관광 같은 경우에도 석 달 동안 유지되고 있는데 적어도 내년 1분기 한 3월까지 가서 일본의 온천여행이라든가 저쪽에 추운 삿포로라든가 이런 지역의 여행까지도 완전히 불매될 경우에는 완전히 일본 소비경제에 타격을 주게 되거든요. 이 정도까지 올라와야 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잘 지켜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좀 더 유지되어야 될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고 우리 불매운동이 일본 기업에 주는 영향을 살펴봤다면 이제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에 대해서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지금은 그러니까 건건이 수입 허가를 받고 있는 건데 실제 수입에 타격이 있습니까?

[정철진]
그렇죠. 굉장히 절차상으로 불합리하고 불편한 경우는 굉장히 많았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은 우리가 한숨을 돌렸고 큰 위기를 면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게 당초에 가장 큰 문제가 세 가지 핵심소재부품이지 않았습니까? 불화수소라든가 포토레지스트라든가 폴리이미드라든가.

그래서 이 세 가지를 끝까지 수출을 안 할 경우에 최악의 경우 9월 말, 10월깨부터는 반도체 공장 라인이 멈춰설 수 있다, 이 정도까지 우리가 큰 위기의식을 갖고 대응을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일본의 행태를 보면 굉장히 늦추고 소위 말하는 수출도 까다롭게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수출은 하거든요, 일본이 우리에게. 그리고 수출할 때 3개월 이상의 물량들을 우리에게 수출하는 그런 경향을 보입니다.

이게 뭐냐, 결국은 핵심부품이기는 하지만 그건 결국 또 일본 기업 입장에서는 우리 한국의 수요가 없으면 그 기업이 망합니다. 가령 우리의 수요가 90% 정도가 되는 그런 부품도 있었기 때문에. 그래서 어쨌거나 우리가 예측한 최악의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누누이 말씀드리지만 여기서 안심을 한다거나 이거 별거 아니라거나 긴장을 풀 정도는 아니다, 이렇게 볼 수가 있겠고요.

그 사이에 또 우리가 일본에게 어느 정도 불안감과 타격을 줄 수 있었던 것이 빠르게 우리도 다른 부품 다변화를 실시한다고 노력을 하게 됐거든요. 그래서 불화수소 같은 경우에도 반도체 쪽은 아니지만 디스플레이 쪽에서는 대만산이라든가 대체 다변화를 찾고 이런 모습들을 일본에 전달하게 되면서 일본 기업도 위기감을 느끼게 되는, 아직까지는 그런 행태로 대응을 잘해 왔다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절차가 까다로워졌지만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도 수출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크게 문제는 없다. 하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 주셨고. 앞으로가 중요하다면 결국 국산화 문제가 될 텐데요. 수입처 다변화도 해야겠지만 결국에 일본에게 거의 100% 의존하는 어떤 부품들을 국산화해야 된다. 이런 면에서 단시간에는 어려울 것 같은데 현장 분위기는 좀 어떻습니까?

[정철진]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 정부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투트랙으로 대응을 하고 있는데요. 일단 급박하잖아요 공장은 돌려야 되니까 첫 번째는 일본 외에 또 다른 곳이 있느냐라고 해서 단기적으로는 수입처 다변화. 그래서 대만에 간다든가 아니면 러시아에도 한번 타진을 해 본다든가 독일 쪽에도 부품 실력이 좋으니까 타진을 해 보지만 결과적으로 중장기적으로는 핵심부품소재 장비에 대해서는 국산화를 실시하는 두 가지로 대응을 하고 있는데요.

일단 저는 국산화 쪽에서는 급하게 마음을 먹어서는 오히려 망칠 수 있다 이런 겁니다. 지금 내용들은 100개의 핵심품목을 5년 내에 다 국산화하겠다. 되게 목표도 좋고 열심히 뛰는 것은 좋지만 이런 것들을 형식적으로 맞추기 위해서 무리를 한다거나 하기보다는 오히려 이참에 한 걸음, 한 걸음 기초를 탄탄히 하고 나아가는 그런 쪽의 방향이 훨씬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이런 생각을 해 보고요.

정부도 이번에 많이 예산도 내년부터는 2조 원 넘게 본예산에서 부품소재장비 국산화에 투입이 되게 되고 대통령 직속의 민관합동경쟁력위원회도 하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저는 오히려 정부가 더 해야 될 일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의 공정경제라는 판을 긍정적으로 가는 이런 어떤 심판관의 입장에서 나아가는 것들. 특히 중소기업이 마음놓고 할 수 있는 히든챔피언. 이런 판을 잘 깔아주는 역할에 더 초점을 맞췄으면 좋을 것 같다는 조언도 함께 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방금 정부의 지난 100일 동안의 일에 대해서 자평을 해 주셨는데 그동안 일본을 넘어서자. 이런 극일의 메시지를 많이 정부에서 강조를 했습니다. 또 문재인 대통령도 소재나 부품기업 등을 방문해서 국산화를 해야 한다 이런 필요성을 강조했고 또 어제 삼성 공장도 찾았고요.

또 국산화뿐 아니라 필요한 지원책 있으면 말을 해 달라, 이런 주문도 했고. 결국 기업들 입장에서는 정부가 그런 점을 속시원히 긁어주면 일본과의 기술경쟁이라든가 수입이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많은 도움이 있을 것 같은데 지금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일 뭐가 있을까요?

[정철진]
저는 정부가 오히려 플레이어로서 판에 들어가서 여기를 조율하고 여기를 하고 그렇게 하는 그런 어떤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도 필요하겠지만 오히려 대기업, 중소기업의 거래 구조, 산업생태계에서 그동안에 중소기업이 당해 왔던 억울함, 불평등. 이런 것들을 나서서 해결해 주고 큰 틀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그런 판과 룰을 만들어주는 거에 훨씬 더 많은 주력을 기울였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기업들이 결국은 플레이어쨌든 기업들이 제대로 뛸 수 있게만 놔두면 실질적으로 뛰거든요. 그런 것들을 제안해 드리고 싶고 두 달간에 정부의 역할도 큰 틀에서 잘 유지해 왔고 방향도 잘 잡아줬지만 일단은 최근 두 달 간에 우리가 일본에게 더 큰 타격을 입히게 된 건 국민의 힘입니다. 아마 아베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우리 한국 국민이 이 정도까지 강하게 불매운동을 하게 될지는 몰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히려 충격을 받은 것 같은데. 지금부터는 국민은 이런 모습으로 계속해 나가고 이제 정부가 아까 말씀한 것처럼 중장기적으로 큰 눈으로 묵직하게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정철진 경제평론가와 함께 일본 수출규제 100일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알아봤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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