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교차로 사고 10건 중 2건은 우회전 사고"

"신호교차로 사고 10건 중 2건은 우회전 사고"

2019.08.24. 오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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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교차로에서 적색 등이 켜져도 우회전하는 차량, 흔하게 볼 수 있죠.

우리나라와 미국, 캐나다 등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신호등이 있는 교차로 사고의 10건 가운데 2건 가까이는 우회전 사고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백종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적색 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우회전하는 차량!

보행자 신호를 보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성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속도를 줄이지 않은 채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다 전동 휠체어를 추돌합니다.

야간에 주행하던 버스는 우회전 중 횡단보도의 보행자를 덮쳤고, 보행자는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교차로에서 적색 신호가 켜져도 우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행자가 녹색 불에 횡단해도 자신의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우회전하는 차량 때문에 발생한 사고는 5천700여 건이 넘었고, 전체 신호교차로 사고 가운데 17%를 차지했습니다.

국제 규정인 UN의 '도로표지와 교통신호 협약'에서는 적신호 때 우회전을 금지하고 있지만, 원활한 차량 통행을 위해 우리나라와 몇몇 국가만 이를 허용해 사고가 줄지 않고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적색등 때 우회전을 금지했다가 지난 1971년 허용했는데, 이후 관련 사고가 69%까지 증가했습니다.

미국은 지금도 우회전이 가능하지만, 반드시 교차로에서 일단 정지해 안전을 확보한 뒤 우회전하도록 통행 규정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마저도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임채홍 / 삼성교통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 : 특별히 위험한 교차로, 어린이 보호 구역이나 보행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이런 교차로에서는 적색 신호에 우회전을 금지하는 것을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 같습니다.]

따라서 교통안전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차량의 소통보다는 보행자 안전을 우선하는 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해 보입니다.

YTN 백종규[jongkyu8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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