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위 사태 악화하면 우리 수출에도 '타격'

홍콩시위 사태 악화하면 우리 수출에도 '타격'

2019.08.18. 오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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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홍콩의 대규모 시위 사태가 중국 중앙정부의 무력개입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달을 경우 우리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미칠 거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어서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신윤정 기자!

홍콩과 우리나라의 무역 규모부터 살펴볼까요?

[기자]
한국무역협회와 코트라 등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홍콩 무역액은 480억 달러로 이 가운데 수출은 460억 달러, 56조 원에 달합니다.

수출액 기준으로 중국과 미국, 베트남에 이어 4번째로 큰 규모입니다.

주요 수출품목은 반도체로 지난해 홍콩을 상대로 한 수출액의 60%를 차지했습니다.

홍콩으로 수출되는 제품 대부분은 중국으로 다시 수출됩니다.

우리 기업들이 홍콩을 중계무역지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동아시아 금융 허브로 무역금융에 이점이 있고,

중국기업과 직접 거래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홍콩이 동아시아 금융·물류 허브 역할을 유지해온 것은 제도적 혜택에 기인한 게 큽니다.

특히 지난 1992년 제정된 미국의 홍콩법은 미국이 비자나 법 집행, 투자를 포함한 국내법을 적용할 때 홍콩을 중국 본토와 달리 특별대우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사태에 직접 무력으로 개입하면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 지위를 철회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 있는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은 최근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 통과를 위한 초당적 협력을 촉구하고 나서며 사태 향방에 따라 미국이 홍콩의 특별 지위 철회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앵커]
홍콩 시위가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지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죠?

[기자]
증권가에서는 홍콩 시위가 경제 우려를 심화시킬 수 있는 블랙 스완, 즉 검은 백조가 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제기하면서 홍콩 시위가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로 부상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블랙 스완이란 대단히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이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초래하는 사건을 뜻합니다.

홍콩 시위대의 홍콩국제공항 점거 이후 금융권에서는 향후 사태가 악화하면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중계무역 등 실물 경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의 우려가 커지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16일 유광열 수석부원장 주재로 금융 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홍콩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점검했습니다.

금감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대홍콩 위험 노출액이 크지 않고, 홍콩 주가지수 연계 파생결합증권, ELS의 손실 가능성도 아직은 희박한 상황인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 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홍콩 사태가 악화하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배가할 수 있다는 게 관계 당국과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한은 관계자는 홍콩 사태는 미·중 무역분쟁 등 다른 불확실성 요인과도 연계돼 있다며 사태가 나쁜 상황으로 번진다면 우리 경제에 어떤 경로로 영향을 미칠지 짚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신윤정[yjshin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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