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한 달 만에 흑자...내용은 '우울'

경상수지 한 달 만에 흑자...내용은 '우울'

2019.07.04. 오후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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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4월 적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가 5월에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반가운 소식인데요.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우려되는 부분이 꽤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조태현 기자!

일단 경상수지가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군요?

[기자]
지난 5월 경상수지는 49억 5천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습니다.

경상수지는 상품과 서비스 등 모든 교역 결과를 종합한 수치로, 신용등급 같은 대외 건전성의 기준이 되는 지표입니다.

한 달 전인 지난 4월 6억6천만 달러 적자로 충격을 줬는데, 정부와 한국은행의 당시 설명대로 일시적인 적자라는 점은 확인된 셈입니다.

하지만 1년 전 84억 3천만 달러 흑자와 비교한 흑자 폭이 40% 넘게 줄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상품 교역의 결과를 말하는 '상품수지'가 53억 9천만 달러에 그쳤습니다.

지난 2014년 1월 이후 5년 4개월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었습니다.

서비스수지와 4월 적자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던 본원소득수지, 그러니까 우리 국민이 외국에서 받은 임금과 투자소득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번 소득을 뺀 수치는 1년 전보다 상당폭 개선됐는데요,

가장 비중이 큰 상품수지가 워낙 안 좋다 보니, 전체 경상수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앵커]
그럼 경상수지가 이렇게 안 좋았던 구체적인 이유는 무엇입니까?

[기자]
수입금액이 1% 줄어들 동안, 수출이 10.8%나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특히 우리 수출에서 비중이 큰 반도체 가격의 내림세가 이어지는 것이 치명적이었는데요.

관세청이 발표한 5월 수출입 현황 자료를 보면 반도체 수출은 1년 전보다 29.2%나 급감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었습니다.

전망도 좋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반도체값의 하락세가 좀처럼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인데요.

반도체 가격 조사 업체인 D램 익스체인지 자료를 보면 대표적인 D램 제품의 고정거랫값은 지난달에도 한 달 전보다 11.7%나 폭락했습니다.

이 제품 가격은 지난해 초에는 8달러가 넘었지만, 지금은 3달러를 가까스로 넘는 수준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미·중 무역 분쟁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일본의 수출 규제까지 불거진 만큼, 지금 상황이 이어진다면 정부가 낮춰 잡은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인 605억 달러 흑자조차도 달성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한국은행에서 YTN 조태현[chot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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