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부 '강 對 강'...업계 초긴장

한·일 정부 '강 對 강'...업계 초긴장

2019.07.02. 오전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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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이 수출 규제 방침에 우리 정부가 강력 대응 방침으로 맞서고 나섰습니다.

해당 기업들은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바짝 긴장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경제부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백종규 기자!

먼저, 어제 양국 정부의 상황부터 좀 짚어보죠.

일본 정부가 먼저 공식적으로 수출 규제 방침을 밝히고, 우리 정부도 공식 입장이 나왔죠?

[기자]
먼저 어제 오전에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 조치를 공식 발표했습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 규정을 개정해 반도체 등의 제조 과정에 필요한 3개 품목의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오후에 곧바로 우리 정부의 비판과 강력 대응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우리 정부는 오전에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비공개 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오후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입장을 밝혔는데요.

한 마디로 상식에 어긋나는 조치라며 강한 유감을 표현하고, 세계무역기구 WTO에 제소하는 등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한일 정부는 일단 강 대 강으로 정면 대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요.

중요한 건 우리 기업들 아니겠습니까?

우리 기업들 반응은 어땠습니까?

[기자]
당장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당연히 관련 기업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특히 수출 규제 대상에 오른 3개 품목은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에서 핵심 소재인데요.

일본도 이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품목들을 규제 대상으로 들고 나왔을 겁니다.

이 품목들에 대한 일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기업들로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어제 하루 종일 관련 사태를 알아보고 앞으로 전개될 상황을 가늠해보느라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으로 들고 나온 것들이 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일본이 수출 규제 품목으로 들고 나온 리지스트와 에칭가스 그리고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각각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 생산에 핵심적인 소재들입니다.

워낙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소재들이기는 하지만 우리 산업에서 이 품목에 대한 일본 의존도는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부 국내 기업들이 생산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일본 기업들의 기술력과 생산량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인데요.

리지스트는 91.9%,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도 93.7%를 일본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에칭가스도 절반에 가까운 43.9%를 일본에서 들여옵니다.

[앵커]
그 정도 의존율이라면 우리 기업들이 난감한 상황인 거 같은데요.

이 상황이 이어진다면 우리 기업들은 어떤 대책이 있을까요?

[기자]
딱히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국내나 중국 등 다른 나라 제품을 고려할 수는 있지만, 기술력의 차이가 있어서 불량률이 높아지는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소재의 재고가 적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석 달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일본 정부의 의견청취 기간 한 달 동안 관련 소재 수입을 최대로 늘려서 재고를 더 확보하는 게 그나마 현실적인 방안으로 꼽힙니다.

그러나 그 이후는 상황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의견입니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공장이 멈추는 상황까지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는데요.

아무래도 정부 사이의 대결 양상이어서 기업들은 숨죽이고 이번 사태를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하면서 정부가 적극 나서 사태 해결에 나서 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 백종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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