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금호 그룹 운명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금호 그룹 운명은?

2019.04.15. 오후 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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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 출연 : 윤석천 / 경제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자세한 내용은 전문가를 모시고 한번 얘기를 더 들어봐야 될 것 같습니다. 경제평론가 윤석천 씨가 연결돼 있습니다. 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국내 굴지의 기업이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주력 계열사죠. 아시아나항공을 결국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그룹 매출의 절반 훨씬 넘는 몫을 감당해 온 그런 회사인데. 더군다나 현금으로, 캐시카우라고 하죠.현금을 조달하는 기업 아닙니까? 어떻게 매각까지 결정을 내리게 된 건가, 그 과정을 설명해 주시죠.

[인터뷰]
한마디로 돈이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돈을 벌었고 지금도 벌고 있지만 그 돈 대부분이 계열사를 위해 쓰였고요. 현재는 빚을 갚는 데 쓰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당장 오는 25일 600억 원 상당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합니다. 올해 갚아야 할 빚만 1조 7000억 원이 넘고요. 부채비율도 600%가 넘습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이 작년 말 기준으로 갖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1500억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도저히 빚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 돼버린 건데요. 문제는 자금을 조달할 길마저 없다는 겁니다. 어디에선가 자금 수요를 받아야 되는데 지금 채권단이나 외부 투자자의 지원이 절실한데 채권단은 더 이상 줄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죠. 게다가 주식을 발행하거나 채권을 발행해서 돈을 마련할 길도 막혔습니다. 남은 방법은 오직 하나, 아시아나 항공 매각 외에는 해법이 없는 상황이 돼버린 거죠.

[앵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자회사죠, 에어부산, 에어서울도 매각 수순을 밟아야 한다, 당연히 밟을 것이다, 이런 전망도 나오더라고요.

[인터뷰]
그렇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높은데요.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여러 계열사를 두고 있죠. 그런데 이번 매각 조건에는 자회사 별도 매각 금지 조항이 들어있습니다. 별도 매각이 아닌 통매각을 원한다는 거죠. 통매각을 하면 훨씬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알짜 계열사 경영 프리미엄이 붙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되면 매각 가격은 조 단위를 넘을 것으로 추산이 되는데 이 정도면 아시아나항공 입장에서 일단 급한 불을 끌 수는 있겠죠. 채권단 역시 박삼구 회장 등 금호일가가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에서 완전히 손을 떼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어 이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론적으로 통매각이 유력시된다고 할 수 있겠죠.

[앵커]
그럼 팔려고 내놨다면 누가 사갈 거냐, 이것도 따져봐야 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인터뷰]
맞습니다. 일단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국내 대기업들 상당수가 인수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는데요. 유력 후보군은 아까 리포트에서 말씀하셨듯이 신세계와 애경그룹 등 유통업체가 거론됩니다. 유통기업이 항공사를 품에 안으면 물류 확대는 물론 면세점 확보에도 유리하기 때문이죠. 또 SK와 한화그룹에도 후보군으로 꼽힙니다.

SK그룹은 기업 M&A에 관심이 높죠. 한화그룹 역시 저비용 항공사 투자에 나섰을 정도로 항공에 관심이 높습니다.
여기에 CJ과 롯데그룹이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실제 인수에 참여할 기업이 생각보다 적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데요. 인수에 필요한 자금 이외에도 아시아나항공이 가진 천문학적인 부채가 부담될 거란 거죠.

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실제 인수전이 시작돼봐야 알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아시아나항공과 그 계열사만 따로 떼어놓고 보면 알짜배기 회사라는 거죠. 비록 부채규모가 천문학적이지만 이런 새로운 인수기업이 채권단과 협의해 충분히 풀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봅니다. 따라서 자금력이 충분한 기업들이 욕심낼 만하고요. 생각보다 많은 기업들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 하겠죠.

[앵커]
아시아나항공을 떼내면 금호그룹은 이것을 뭐라 불러야 될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냥 중견기업 아닙니까?

[인터뷰]
맞습니다. 그룹 지배구조에서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금호리조트 정도만 남게 되는데 한때 재계 7위에 올랐던 순위도 60위 권 아래로 추락할 전망이고요. 이에 따라 그룹 지배구조 변화도 불가피할 것입니다. 오너 3세인 박세창 사장은 현재 아시아나항공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에 있는데요.

하지만 이번 매각 결정으로 계열사 또한 통매각될 가능성이 높아지니까 아시아나항공 수장으로 가는 승계 과정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습니다. 동시의 금호그룹 내에서 오너 일가가 갖는 입지도 한층 좁아질 전망인데요. 박삼구 전 회장과 박세창 사장은 그룹 정상화를 위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금호고속 주식 전량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되면 결론적으로 사실상 3세 체제로의 전환은 당분간 어려울 거고요. 동시에 오너 일가의 입지 또한 과거에 비해 한층 좁아질 것이 분명합니다.

[앵커]
윤 선생님, 7700님이 제가 궁금했던 걸 딱 물어주셨는데, 마일리지는 무사한 거죠?

[인터뷰]
그럼요. 인수하는 데서 그건 전부 다 승계가 되겠죠. 그런 건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앵커]
그대로 다 승계된다는 평론가의 진단입니다. 윤석천 평론가, 오늘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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