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 청약 기회↑...현금 없으면 '그림의 떡'

무주택자 청약 기회↑...현금 없으면 '그림의 떡'

2019.01.13. 오전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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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부터 청약제도가 개편돼 추첨제 물량의 75%가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됩니다.

하지만 각종 대출 규제 때문에 당첨이 돼도 분양받지 못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이하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최고 분양가를 기록한 서울 서초구의 재건축 아파트입니다.

경쟁률이 평균 24:1에 달했지만, 최초 당첨자 4명 가운데 3명꼴로만 계약했습니다.

부양가족이나 무주택 기간을 잘못 기재한 부적격자 외에도, 대출이 막혀 계약을 포기한 사례가 속출한 겁니다.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분양가가 9억 원 넘는 아파트는 중도금 집단 대출이 금지됐고, 이후 건설사가 보증을 서서 대출해주던 것도 최근에는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무주택자의 청약 당첨 기회가 대폭 넓어진 올해, 서울에서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해 일반분양 되는 물량은 만 2천여 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수요가 많은 서초와 강남구 등에서도 크고 작은 단지가 연이어 분양될 예정인데, 문제는 각종 대출 규제로 현금 조달 능력이 안 되는 무주택자들은 기회를 잡기 어렵다는 겁니다."

부동산 카페 등에는 청약이 된다고 해도 돈 없는 무주택자들에겐 '그림의 떡'일 뿐이고, 결국 현금 부자들에게만 유리한 정책이라는 불만이 쏟아집니다.

[심교언 /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상당수 실수요 주택자들이 옮겨 타는 주택이 10억 넘는 집이 많습니다. 그래서 9억 원 기준으로 묶어 놓은 규제는 금수저 논란으로 가지 않을까….]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 등에게는 대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고종완 /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 생애 최초로 주택 구입 자금을 대출받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출 가능 소득 기준을 부부합산 7천 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돈줄을 막아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잡겠다는 게 정부의 생각이지만, 무주택자의 내집 마련 기회를 넓혀주려는 또 다른 목표를 위해선 일부 제도 수정도 고려해봐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YTN 이하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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