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재계 '우울'...승진 시즌에 '임원 줄이기'

연말 재계 '우울'...승진 시즌에 '임원 줄이기'

2018.12.15. 오전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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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장사를 잘한 기업들도 있지만, 실적이 나빠진 곳이 더 많습니다.

내년에도 경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서 실적이 좋은 기업들조차도 연말 인사에서 승진 잔치를 자제하고 오히려 임원 승진자를 줄이는 추세입니다.

홍선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분기까지 기업들의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분석해보니 올해 장사는 지난해만 못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3분기 기준 매출이 지난해보다 줄었다는 기업이 46%나 됐고, 영업이익이 떨어졌다는 곳은 10곳 가운데 6곳이나 됐습니다.

기업들 표정을 더 어둡게 하는 건 내년도 경제 전망입니다.

제조업 매출 상위 천 곳에 대한 조사에서는 내년 수출이 올해와 비슷하거나 더 나빠질 것이라는 대답이 80%를 넘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 : 지금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그 다음에 특히 신흥 경제 특히 중국이나 일본과의 경쟁이 치열해 지는 것 때문에 수출 기업들이 상당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는 연말 기업들의 임원 인사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3분기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그룹은 실적 악화의 주원인으로 꼽힌 중국을 비롯해 해외 주요 사업장 임원을 이미 대폭 물갈이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올해 최대 실적을 올리고도 임원 승진자는 오히려 작년보다 30% 가까이 줄었습니다.

중국 톈진의 휴대전화 공장을 철수하겠다는 발표까지 했습니다.

반도체 슈퍼 호황을 누린 SK도 오히려 작년보다 임원 승진자를 줄이며 내년을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그나마 드물게 임원 승진자가 늘어난 LG그룹은 구광모 회장 체제 출범을 위한 초보 임원 승진이 대부분이고, 고위직 승진자는 19%나 줄었습니다.

[정선섭 / 재벌닷컴 대표 : 내년 경기에 대한 우려, 그리고 기업의 안정과 그 안정 속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전략 차원의 임원 인사가 있었다 이렇게 봅니다.]

한때 대규모 승진 인사와 실적 발표로 들떴던 기업들이 올해는 우울한 연말을 보내면서 새로운 반전 카드 마련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YTN 홍선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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