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전환' 대기업, 총수 일가 지배력 2배 확대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 총수 일가 지배력 2배 확대

2018.11.13. 오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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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과도한 총수 일가의 지배력을 막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보도에 오인석 기자입니다.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대기업들은 순환출자 고리 등을 끊고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가 있는 19개 대기업 집단의 22개 지주회사를 조사한 결과 지주회사에 대한 총수의 지분율은 평균 28.2%로 나타났습니다.

대기업 총수 일가로 넓히면 평균 44.8%로 껑충 뛰면서 절반에 육박했습니다.

SK는 지주회사 전환 전 총수일가 지분율이 11% 였지만, 전환 1년 후에는 30%대로 높아졌습니다.

LG도 지주회사 전환 전 7.4%에서 전환 뒤 총수일가의 지배력이 30%로 급상승했고, 아모레퍼시픽과 한진중공업은 50%를 넘었습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대기업 총수 일가의 지주회사 지분율이 2배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대기업의 자회사를 사업회사와 지주회사로 나눈 뒤 총수일가가 가진 사업회사 주식을 지주회사 주식으로 교환하는 방식이 이용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습니다.

[박기흥 / 공정거래위원회 지주회사 과장 : 총수 있는 전환 집단들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인적 분할, 현물출자, 자기주식 등을 이용하여 대부분이 총수 일가와 지주회사의 지배력을 각각 약 2배 이상씩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총수 일가가 실제 소유한 지분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행사하는 '소유-지배 괴리 현상'도 역시 지주회사 전환 집단이 일반 기업 집단에 비해 1.3배 높았습니다.

지주회사 전환 대기업의 평균 내부거래 비중은 17%로 일반 대기업 평균 내부거래 비중인 9.9%보다 높았습니다.

[박주근 / CEO 스코어 대표 : 지주회사 전환의 유도는 불투명한 지배구조의 투명화가 목적인데 일부 계열사들은 사익 편취를 위한 규제 제외 대상에 둠으로써 지배구조 투명화의 본질을 흐리고 있습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의 장점을 살리기 위한 여건은 유지하되 총수 일가의 과도한 지배력 확대는 막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YTN 오인석[insuko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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