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통제에 도덕적 해이 겹친 삼성증권 배당사고

허술한 통제에 도덕적 해이 겹친 삼성증권 배당사고

2018.05.08. 오후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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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금융감독당국이 지난달 발생한 삼성증권 배당사고에 대한 검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증권사의 허술한 통제시스템에 더해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까지 겹친 총체적 부실로 드러났습니다.

최민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융감독원이 한 달 가까이 검사에 착수해 확인한 삼성증권 내부시스템은 허술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사고는 28.1억 원이던 우리사주의 현금 배당금액을 주식 '28.1억 주'로 잘못 입력하면서 시작됐습니다.

28.1억 주는 발행주식 총수의 30배가 넘는 막대한 주문량이었지만, 시스템은 이를 오류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당연히 출고 계좌에 그만한 주식이 있을 리 없었지만, 배당시스템은 조합원 계좌에 입고부터 시작했습니다.

이후 출고 실패 메시지가 뜨면서 사고 사실이 알려집니다.

직원들은 곧이어 어떤 착오로 주식이 입고됐다는 걸 눈치챘지만, 오히려 매도주문을 하며 사태를 확산시켰습니다.

삼성증권은 사고 10분 뒤인 9시 40분, 처음으로 매도금지 공지를 냈지만 직원들의 매도주문은 계속 이어졌습니다.

이후 이뤄진 매도주문량은 전체 건수의 80%에 달할 만큼 내부 통제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원승연 / 금융감독원 부원장 : 이들 대부분은 단순한 호기심이나 아니면 시스템 오류 테스트를 위해서 주문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1명을 제외하고 21명은 그 매도 행위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됐습니다.]

결국, 발단은 담당 직원의 실수였지만, 이를 막아줄 안전장치는 하나도 없었던 겁니다.

금감원도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해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고의로 매도주문을 한 증권사 직원 21명을 이번 주 중 검찰 고발할 방침이지만, 이들이 외부와 연계해 시세를 조작한 정황 등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YTN 최민기[choimk@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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