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밀수품 9년간 날랐다...증거 인멸 지시"

"한진家 밀수품 9년간 날랐다...증거 인멸 지시"

2018.05.03. 오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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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진그룹 조현아·조현민 자매가 외국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물건을 사면 대한항공 해외 지점에서 이를 찾아 항공 화물로 국내에 반입하는 일이 9년간 이어졌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정미 기자입니다.

[기자]
조현아·조현민 자매의 밀수에 대한항공 해외 지점장 법인카드와 해외지점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동원됐다.

현직 대한항공 직원의 증언입니다.

[대한항공 직원 : 해외 지점장 법인카드 또는 개인카드로 온라인이든 명품이든 쇼핑해서 해당 지점으로 물품들이 오면…, (현지 지점) 매니저 4~5명 중에 한 명이 받아서 올리는 거죠.]

이렇게 대한항공 해외 지점으로 배송된 조현아·조현민 자매의 물품은 다른 한진그룹 직원을 통해 현지 공항의 대한항공 직원에게 전달됐습니다.

[前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 저는 물건을 픽업해서 공항에다 전달해준 사람이죠. 밀수죠, 밀수. 말 그대로…. 그걸 9년 동안 제가 해왔어요.]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 이후로는 화물의 수신인이 조현아에서 대한항공 직원으로 바뀌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대한항공 직원 : 땅콩 회항 전에 그때는 DDA(조현아 짐 코드)라고 표기가 됐죠. 땅콩 회항 이후부터 000한테 물품들이 전달된 거죠.]

이 직원은 배송 물품은 초콜릿 같은 작은 물건부터 명품 가방, 그릇, 작은 가구까지 다양했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 직원 : 가구 회사 로고, 고가의 백화점 문구를 봤고요. 가방은 확실해요. 근데 고가의 제품이겠죠, 당연히…. VIP 박스를 사람보다 한 살짜리 아기를 모시듯이 박스를 배달하니까….]

지난 2월부터는 조현아 조현민 자매의 물품 운송에 이민 가방이 동원됐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빈 이민 가방에 구입한 물품을 담아 한국으로 보냈다는 것입니다.

[前 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 세관에서 뭐라고 해서 이민 가방 제일 큰 러기지(가방), 중간 사이즈 러기지(가방) 빈 가방을 저한테 줘요. 빈 가방을 해외 지점장한테 갖다 주면, 그 지점장이 채워서 가져가시오 (라고 합니다.) 평균 일주일에 3번, 2번 픽업하는데 평균적으로 4박스, 5박스 보시면 돼요.]

대한항공 본사에서 해외 지점에 파견된 운항총괄 담당자가 조현아·조현민 물품 운송 기록을 지우라고 지시했다는 녹취록도 공개됐습니다.

[대한항공 직원 간 대화 (4월 26일 외국 현지) : 증거인멸 해야지. 우리가 보내고 이렇게 문답 받은 것 (000이 시킨 게 아니고? kki(본사 파견 운항 총괄)가 시킨 거야?) 응 (조현아 이런 내용이죠? 조현민 물건 보낸 내역.) 그렇지]

이에 대해 대한항공은 증거 인멸 지시는 본사 차원에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직원을 동원한 밀수에 대해서는 어느 지점인지를 알아야 한다며 정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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