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경제] GM철수, FTA압박 한국경제 흔드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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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14. 오후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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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경제] GM철수, FTA압박 한국경제 흔드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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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인터뷰] GM철수, FTA압박 한국경제 흔드는 미국


■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15:10~16:00)
■ 진행 : 김우성PD
■ 대담 : 심상렬 광운대학교 국제통상학부 교수

◇ 김우성PD(이하 김우성)> 평창 올림픽 열리고 있지만 국내외 경제 상황을 보면 걱정거리도 많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 갸우뚱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통적인 우방이고 안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국이지만 무역 관계에서는 긴장관계가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특히 한미자유무역협정, FTA에 대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종일관 문제제기를 하는 상황이고요. 재협상 과정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옵니다. 게다가 GM 한국 군산공장 철수에 관련해서 여러 얘기가 나오는데요. 이러한 분위기를 어떻게 읽어내야 할까요? 해결해야 할 과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심상렬 광운대학교 국제통상학부 교수입니다. 안녕하십니까.

◆ 심상렬 광운대학교 국제통상학부 교수(이하 심상렬)> 네, 안녕하세요.

◇ 김우성> 트럼프 대통령이야 당선되기 전부터 이런 문제제기를 많이 해서 알려졌는데요. 현실로 다가왔다는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한미 FTA 재협상 중인데 이것과 관련해서 나쁜 협정이고 손실만 낳았다, 화풀이 같은 발언을 내놨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심상렬> 똑같은 의견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중심의 보호무역적 사고방식으로 대통령에 당선됐기에 자신의 이러한 편향되고 오만한 주관적인 판단을 말씀하신 것처럼 거칠고 비외교적 정치적 언어로 표현한 거로 이해됩니다.

◇ 김우성> 국가 대 국가입니다. 외교적이지 않은, 정치적 의도가 있는 표현이라는 말은 그래서 중요한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식의 표현을 쓰는 것들은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나 무역대표부 협상에 영향을 미치겠죠?

◆ 심상렬> 당연하죠.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FTA를 포함해 그동안 미국이 외국과 체결한 FTA가 미국의 산업이나 노동자들의 일자리에 나쁜 영향을 미쳐왔다고 파악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불리한 결렬을 가져왔던 협정에 대해서 이를 바로잡겠다고 공언해왔고, 그동안 대통령에 당선 되자마자 캐나다 멕시코와의 북미 자유무역협정인 NAFTA도 진행하고, 오바마 행정부가 중점으로 추진해온 아시아태평양 국가와의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인 TPP도 정식으로 탈퇴 선언을 했다는 점에서 볼 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분명히 본인의 발언을 계속 행동으로 옮기려는 강한 의지를 천명하고 실행에 옮길 거로 파악됩니다.

◇ 김우성> 현실화하고 있다는 말, 구체적 사례를 통해서도 사실이다, 행동에 옮기고 있다, 걱정스럽게 말씀해주셨는데요. 말씀해주셨지만 사실 세탁기를 포함한 세이프가드 조치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 항의 입장은 밝혔습니다만, FTA에 대해 강도 높은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결과적으로 무역이라든지 말씀하신 자국 내 트럼프 지지세력인 제조업 관련 부분에서 이득을 확실하게 가져갔다는 의도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또 다른 의도까지 있는 건가요?

◆ 심상렬> 저로서는 일관되게 자신을 지지해줬던 백인 노동자들이 몰린, 경쟁력을 잃었던 자동차나 철강이나 가전제품, 제조업 분야의 부흥 내지 정치적 지지확보를 위해서 계속해서 한미 FTA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본인들이 원하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 이른바 외곽 때리기 형태의 세이프가드 조치나 반덤핑, 상계관세 조치 등을 계속해서 추진할 거로 봅니다.

◇ 김우성> 말하면 실행에 옮긴다는 게 안보와 관련해서는 걱정하시는 분이 더 많으실 겁니다. 안보를 지렛대로 쓴다는 표현까지 있을 정도로 트럼프, 확실히 협상가와 사업가 같은 이미지를 보이는데요. 3차 협상 앞두고 있는데요. 공정한 협상을 하겠다, 전면적 폐기도 가능하다, 마치 우리 정부가 지난 재협상과 무역 분쟁에 있어서 WTO 제소와 같은 수를 쓰니까 거기에 더해서 더 세게 나오는 것 같거든요. 말과 실행의 관점에서 보면 불리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인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심상렬> 당연히 불리하게 작용할 거로 생각됩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북한에게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실험과 관련해 국제적 제재 방안을 놓고 미국과 엇박자를 보인 면이 있습니다. 그런 터에 이번 평창 올림픽 때도 미국 측이 부정적인 입장에도 불구하고 북한 대표팀을 초청하면서 미국과 더욱 정치적 군사적 측면에서 불편한 관계가 심화됐고, 그런 차원에서 한미 FTA 재협상이라고 하는 경제적 문제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를 더욱 강력하게 표출할 거로 보이고, 결론적으로 한국에게는 불리한 여건에서 협상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심지어 충격을 받은 건 언론에서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논의할 때 한국 등을 겨냥해서 무역에 있어서는 동맹은 없다, 이렇게까지 발언한 것. 이것이 굉장히 주의해서 봐야 할 부분이 아닌가. 단순히 지금 일련의 행위가 한미 FTA 협상에서 유리한 결과만을 얻으려고 하는 것뿐만 아니라 본인들이 그러한 원하는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에는 더한 강력한 조치도 취하겠다는 선전포고라고까지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동맹이 아니라는 말을 바꿔 말하면 적이 될 수도 있다는 표현인데요. 미국과 경제적인 부분에서 긴장관계, 안보적 이해 차이에 따라 더 예민해진 상황인데요. 시각을 넓혀봐도 마찬가지일 것 같습니다. 호혜세 얘기가 나왔는데요. 호혜세, 낯설고 어렵습니다. 복수세라고 표현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호혜세는 무엇인가요?

◆ 심상렬> 영어로 Reciprocal Tax라고 하는 호혜세는 경제학적으로 보면 어느 한 교역 상대국이 자국산 제품에 대해서 매기는 관세만큼 자기 나라도 해당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제품에 대해서 평등하게 관세를 매기겠다는 겁니다. 논리적으로 보면 네가 한 만큼 우리도 하겠다고 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의 원시적인 국가 간 조세 제도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호혜세를 꺼냈다는 것 자체가 보복을 하겠다는, 관세라는 것은 여태 상계관세 또는 반덤핑 관세라고 해서 조사라는 부분을 오랫동안 거쳐야 하는 것과 달리 단순히 관세율만을 보고, 너희는 우리에게 50% 매기고 우리는 20% 매기니까 차이만큼 너희로부터 수입하는 물품에 대해 그만큼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거니니까 보복 조치를 더욱더 쉽고 강력하게 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 김우성> 다자간 무역 체제에서 지켜왔던 절차, 과정, 조사 등이 생략되고 카운터펀치를 날리듯 하겠다는 것이 호혜세 논란인데요. 이런 상황을 보면 FTA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어렵다, 불리한 상황이고 덩치 크고 힘 센 미국이 압박하고 있다고 사례를 들어서 설명해주셨는데요. 이런 가운데 GM 본사 철수를 놓고 뜨겁습니다. 이익은 다 가져가면서 어려움 생긴 건 한국 정부 세금으로 떠맡으라고 하느냐는 비판까지 나오는데요. 결국 철수 결정했거든요. 어떻게 보십니까?

◆ 심상렬> 미국의 GM 입장에서는 볼 때 울고 싶을 때 뺨 때리는 형태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FTA 재협상이라는 타이밍을 적절하게 노린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한국 정부가 여러 가지 불리한 입장에서 한미 FTA 재협상에 임하고 있기에 미국의 GM 본사가 자사의 글로벌 전략 내지 본인들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GM의 군산 공장 폐쇄를 결정했는데 이에 관련해 매끄럽게 본인이 한국으로부터 철수하거나 한국 정부로부터 유리한 지원을 받기 위해서 여러 가지 복합적 카드로 철수 카드를 냈고, 이에 대해 한국 정부나 기업들이 강력하게 대응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있지 못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 김우성> 일자리 문제까지 걸려 있고 국내적으로 풀기 어려운 노사 문제, 정치 문제까지 끼인 상황이 되었는데요. 미국 입장에서는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준 것처럼 대응이 나왔습니다. 결과적으로 통상 수준에서도 마찬가지이고 국내적으로도 그렇고 우리 경제나 기업들에게 악영향을 끼치고 가시적으로 수년 안에 나타나지 않을까 우려가 있거든요. 이러한 우려는 타당한가요, 기우인가요?

◆ 심상렬> 저는 충분히 타당성이 있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라고 봅니다. 매우 실리적이고 기업에서 이미 오랫동안 이익을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약속이라든가 호혜적인 원칙을 저버렸던 경험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은 이러한 기조가 계속 될 거고, 결론적으로 특히 한국, 일본, 중국, 미국이 타깃으로 삼고 있는 무역 보복 국가 중에서 상대적으로 쓸 카드가 마땅치 않은 한국 입장에서 볼 때는 심각하게 현실을 받아들이고 관계 개선이나 여러 가지 노력을 좀 더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 김우성> 강대국과의 경쟁, 갈등에서 어떻게 풀어야 할지 방법은 쉽지 않은데요. 말씀하신 것처럼 카드가 없기에 더 다양한 방법을 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드립니다.

◆ 심상렬> 네, 감사합니다.

◇ 김우성> 심상렬 광운대학교 국제통상학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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