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호남대전' 결판...'화천대유' 영향 촉각

민주당 '호남대전' 결판...'화천대유' 영향 촉각

2021.09.25. 오후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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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최대 승부처인 호남 경선이 오늘 광주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정국 최대 현안인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의혹이 광주·전남 경선 판세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지 관심이 집중됩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권민석 기자!

[기자]
네,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 나와 있습니다.

[앵커]
그곳 분위기 어떤가요?

[기자]
네, 역대 경선 현장과 달리 차분하고 잔잔한 분위기입니다.

또, 첫 3천 명대 신규 확진자가 발생한 엄중함이 이곳에도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민주당은 사전 등록한 취재진에게도 KF-94 마스크 꼭 써달라고, 별도 공지까지 했습니다.

지지자들 간 대규모 외곽 세 대결도 안 되는데요.

이 센터 광장에 철제 펜스로 통제 구역이 설치돼 각각 수십 명 규모로만 모일 수 있습니다.

광주·전남 대의원과 권리당원 12만 명은 오늘까지 ARS 투표를 하고, 현장 투표를 신청한 대의원 3백 명은 오후 3시부터 센터 2층 투표장에서 투표하게 됩니다.

오후 5시에 개표가 이뤄지고 6시에 개표 결과가 발표될 예정입니다.

[앵커]
오늘 경선의 관전 포인트 정리해보죠.

[기자]
세 가지로 요약되는데 '화천대유' 논란이 이재명 지사에게 어느 정도 영향을 줬는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입니다.

이 경선장 광장에도 "화천대유하세요"라고 적힌 작은 플래카드가 잠시 붙었다가 떼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지사를 향한 성남 대장지구 개발 의혹 보도가 본격화한 건 지난 13일부터인데, 오늘까지 12일간 문자 그대로 십자포화 당했고, 하루도 공격 안 당한 날이 없습니다.

야당이 특별검사 임명과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고,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 고발도 당했습니다.

대장지구 의혹이 이 지사에게 심각한 타격을 입힌 중대 변수인지, 아니면 찻잔 속 태풍인지 오늘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경선 4위였던 정세균 전 총리 사퇴로 그 지지표가 누구에게 갈지도 관심입니다.

정 전 총리는 13일 사퇴 기자회견 당시 이재명, 이낙연 두 사람 중 누구 손도 들어주지 않았습니다.

[정세균 / 전 국무총리 : (다른 후보 지지 선언할 계획은 없으세요?) 예, 제가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말씀드렸지 않습니까. 저는 일관되게 민주당을 지지할 것입니다.]

또, 정 전 총리 사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추미애 전 장관의 3위 돌풍이 이곳 호남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현재 누적 득표율 11.86%로,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 중이라 추 전 장관이 선전할수록 과반 득표자가 없을 때 치러지는 결선 투표 가능성도 커져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앵커]
세 가지 중 특히, 대장지구 개발 의혹으로 후보 간 신경전이 뜨거웠는데, 호남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네, 1위 주자인 이재명 지사가 대세론을 굳혀가던 와중에 큰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이게 실제 호남 표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 아직은 가늠이 어렵습니다.

일단,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광주·전남 권리당원 투표율은 예상보다 낮습니다.

12만6천 명 가운데 이틀간 진행된 온라인 투표에 40.29%만 참여했습니다.

앞서 치러진 대구·경북은 63%, 강원은 44%로 모두의 이목이 쏠린 호남임을 고려하면 다소 저조한데요.

물론, 오늘까지 이뤄진 ARS 투표가 합산돼야 최종 투표율이 명확히 집계되긴 합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 측은 실체 없는 대장지구 의혹으로 이낙연 전 대표가 네거티브 공세를 펼쳐 그 피로감이 투표 포기로 이어진 거 아니냐고 분석하기도 했는데요.

그럼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낙연 전 대표는 어제까지 연일 이 지사를 몰아붙였습니다.

사업이 공정하지 않다, 검찰이 손 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또 화천대유 방지법 공약까지 내걸며 틈새를 파고들었습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공공이 소유한 토지를 활용해 민간 업체가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것은 정의롭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 지사는 이 전 대표가 보수언론에 편승한 주장을 한다며 사과해달라, 그게 어려우면 유감 표명이라도 해달라고 서운함을 토로했습니다.

또 특별검사와 국정조사 요구로 맹폭을 퍼붓고 있는 국민의힘을 적폐로 지목하며 강하게 맞대응도 했습니다.

[이재명 / 경기지사 : 불로소득을 민간 토지 투기 세력이 먹도록, 가지도록 조장하고, 비호하고, 엄호하고 결탁한 세력이 누구냐, 바로 국민의힘입니다. 국민의힘 스타일이 원래 이렇죠. 그래서 국민의힘은 청산돼야 할 적폐 세력인 겁니다.]

검찰 개혁 문제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 중인 추미애 전 장관도 이 전 대표를 맹폭했습니다.

윤석열 검찰 고발 사주 의혹을 물타기 하는 야당을 도와주고 있다, 왜 같은 편을 공격하느냐며 후보 자질까지 문제 삼았습니다.

[추미애 / 전 법무부 장관 : 제일 어리석은 것이 남의 진영 비리를 가지고 와서 남의 진영 언어로 우리 후보를 저격하거나 우리 동네 싸움으로 만드는 것이죠. 그거 지도자가 할 일이 아니에요.]

여기에 김두관 의원도 이낙연 전 대표를 가리켜 야당에 부화뇌동한다고 비판해, 대장동 의혹의 경우 3대 1 대립 구도가 형성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늘 광주·전남 경선 결과, 어떻게 전망할 수 있을까요?

[기자]
9월 4일부터 12일까지 열린 5차례 경선에서 이재명 지사가 파죽의 5연승을 달리고 있죠.

오늘 경선까지 이 지사가 과반 승리를 가져가면 6연승에 호남 표심까지 등에 업게 돼 대선 본선 직행을 사실상 조기에 확정 지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의원직까지 사퇴한 이낙연 전 대표는 호남이 자신을 결선 투표로 보내줘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이 전 대표 바람대로 오늘 결과가 박빙 접전 양상이면 '이재명 대세론'에 경고등이 켜지게 돼 10월 10일 마지막 서울 경선까지 가봐야 알 수 있게 됩니다.

추미애 전 장관도 두 자릿수 득표율을 기록 중이라 1, 2위 박빙에 추 전 장관 선전까지 겹쳐지면 혼전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YTN 권민석입니다.

YTN 권민석 (minseok20@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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