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더 쓸쓸한 이산가족...상봉 추진도 '교착'

명절이면 더 쓸쓸한 이산가족...상봉 추진도 '교착'

2021.09.21. 오전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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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해마다 명절이면 가족을 만날 수 없는 이산가족들은 더욱 쓸쓸해지는데요,

이산가족 문제의 해결은 남북 정상 간 합의사항이기도 하지만, 남북관계 교착으로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홍주예 기자입니다.

[기자]
열한 살 때 북녘 고향을 떠나온 윤일영 씨.

전쟁 통에 헤어진 넷째 형님은 여전히 생사를 알 수 없습니다.

어머니께서 생이별한 아들 생각에 마지막 순간까지 애를 끓이시다 돌아가신 지도 벌써 30년이 다 돼 옵니다.

[윤일영 / 미수복경기도중앙도민회장 : '죽었는지 살았는지, 그것도 못 알아보냐? 죽기 전에 생사라도 알고 죽었으면 좋겠다', 명절 때 되면 꼭 자식들 있는 데서 그런 말씀을 하셨죠.]

해마다 찾아오는 명절은 이산가족들에겐 볼 수 없는 혈육을 향한 그리움이 더 커지는 시간입니다.

그러나 사무치는 마음을 달래주던 파주 임진각 망향 경모제도 코로나19 상황 탓에 지난해 추석부터 계속 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 역시 지난 2018년 21차 상봉을 마지막으로 중단됐습니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남북이 시급히 풀어야 할 인도적 사안으로 보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영향 없이 언제라도 상봉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근 화상상봉장을 증설하기도 했지만, 북한의 응답은 없습니다.

[이인영 / 통일부 장관 : 북쪽에서 언제라도 의지를 가지고 화상 상봉을 추진하면 저희는 곧바로 어르신들이 북녘에 있는 가족이나 친지들을 만나실 수 있도록 도움이 돼 드리겠습니다.]

정부에 등록된 이산가족 13만 3천여 명 가운데 8만 6천여 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습니다.

또 생존자의 66%가 80살 이상 고령층이어서 그나마 남은 시간은 많지 않습니다.

남북관계 교착 상태가 이어지며, 이산가족들은 올해도 기약 없는 그리움 속에 추석을 보내고 있습니다.

YTN 홍주예입니다.

YTN 홍주예 (hongkiz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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