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원 가족 "국가 대책 믿었는데...억장 무너진다"

청해부대원 가족 "국가 대책 믿었는데...억장 무너진다"

2021.07.24. 오전 04:3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집단감염으로 조기 귀국해 격리 치료 중인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은 이제 국방부 감사까지 받게 됐습니다.

한 부대원 가족이 YTN에 보낸 편지에서 국가를 믿고 파병을 떠난 아들이 감염된 것도 억울한데 감사까지 받게 돼 억장이 무너진다고 심경을 토로했습니다.

보도에 이승윤 기자입니다.

[기자]
청해부대 34진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문무대왕함에 탔던 한 장병의 어머니가 YTN에 편지를 보냈습니다.

지난 2월 8일 아들이 백신도 맞지 않고 해외 파병을 떠나게 돼 걱정이 앞섰지만 국가가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했으리라 굳게 믿었습니다.

부대원들이 매뉴얼대로 감염 예방 활동을 하며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는 아들의 소식을 듣고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습니다.

군 관계자도 당시 함내 상황을 뒷받침해줍니다.

[김준락 / 합참 공보실장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청해부대에서도 확진자가 그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1년 5개월 정도 임무수행을 계속 해왔는데요. 이렇게 그동안 없었던 것은 방역수칙을 지켰다고 추정됩니다.]

어느 날 아들의 목소리가 이상해 물어보니 감기에 걸린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동안 군수물 적재 때 필수 인원 이외엔 6개월가량 한 번도 육지에 발을 내딛지 못했다는 말에 감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 청해부대에선 고열 환자가 쏟아져 치료를 받던 환자들이 열이 내리지 않아도 의무실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 몰렸습니다.

일부는 피가 섞인 가래를 토하기도 했지만 해열제와 수액 등도 나중엔 떨어졌고, 귀국 비행기 탑승 전날 밤 늦게까지 방역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들은 작전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함정을 두고 와 힘들어했다고 어머니는 전했습니다.

이런 와중에 격리 하루 만에 국방부 감사를 받게 돼 억장이 무너진다고 심경을 밝혔습니다.

가족들은 철저한 준비 없이 방역에 취약한 지역으로 부대를 보낸 정부가 장병들 마음의 상처도 치유해 줄 것을 호소했습니다.

YTN 이승윤입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