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힘없는 마지막 절규...왜 유족은 공개했나?

[뉴스큐] 힘없는 마지막 절규...왜 유족은 공개했나?

2021.06.15. 오후 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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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이지훈 / 변호사 (군 법무관 출신)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성추행을 당한 뒤 조직에서 철저히 외면당하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공군 이 중사의 생전 육성이 공개됐습니다. 이번 수사는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요? 여군 법무관 출신 이지훈 변호사 연결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이 중사 육성 파일 들어보셨죠? 유족 측이 제공한 파일로 7분짜리인데요. 생전에 부모님과 전화통화를 한 내용이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이 녹취, 전화 녹취 들으시고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이지훈]
이게 생전 녹음이라는 점 때문에 저도 가슴이 아프고요. 이런 일은 막을 수 있었을 거라고 생각이 되는데. 더 참담한 심정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 성폭행 피해를 받은 이 중사가 이렇게 외롭게, 군이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겁니까?

[이지훈]
여러 가지 면에서 지금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는데 그것에 대해서 제대로, 그러니까 피해자로서 지위를 부여받지 못했어요, 이 중사가. 그래서 진짜 방치된 채로 사망이라는 그런 결과에 이르게 된 거죠.

[앵커]
유족 측이 제공한 파일의 내용을 보면 국선변호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거든요. 지금 국선변호사에 대해서 군내 번호를 알려줘서 통화가 힘들다.

그래서 바꿔달라고 하려고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게 성폭행 피해자와 변호인이 어떻게 이렇게 원활하게 소통이 안 됐던 건지 궁금하거든요.

[이지훈]
저도 군내 전화번호를 알려줬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는데요. 이게 군 번호는 굉장히 외부에서 연락하기가 어렵거든요.

그래서 보통은 성폭력 피해자 같은 경우는 2차 가해를 방치하기 위해서 피해자 국선변호인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렇다면 원활한 소통은 기본인 거거든요.

그러니까 당연히 피해자 국선변호인의 경우라면 당연히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알려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국선변호인 철저히 피해자를 보호해야 될 사람인데 전화번호, 핸드폰 번호도 안 가르쳐줬다고 하니까 정말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유족 측이 그래서 아버님이 오죽했으면 이 통화 내용을 공개했겠느냐, 이러면서 수사를 다시 한 번 촉구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지금 제대로 수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까?

[이지훈]
지금 이 사건은 사건이 2개예요. 하나는 성추행 사건 자체가 있고요. 나머지는 그 사건을 축소, 은폐한 그런 두 가지로 접근을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 지금 수사 정황을 보면 성추행 사건에만 많은 초점이 맞춰져있는 것 같고 그러니까 가해자를 세게 처벌하는 쪽에만 초점이 맞춰 있고 이 축소, 은폐한 그런 구조적인 문제들, 그런 것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는 수사가 진행 중인 것 같아요.

[앵커]
지금 변호사님도 여군 법무관을 지내셨다고 들었거든요. 군대 안의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아실 것 같습니다. 육성 녹취를 들어보면 또 다른 한 사람의 인물이 나옵니다.

성 고충상담관 이야기가 나오는 건데 상담관이 수술을 한다고 휴가를 내서 상담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설명이 있거든요.
상당히 극심하게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싶다라고도 밝힌 상황이었는데 그런데 이렇게 조치가 안 취해진 것은 군내에서 왜 그런 건지 궁금합니다.

[이지훈]
군에는 다양한 상담관이 있어요. 양성평등상담관, 병영생활 상담관, 성고충상담관 등 많이 있는데 물론 개인적으로 일이 있어서 휴가를 낼 수는 있겠죠. 그런데 일단 사건이 발생을 했잖아요.

그러면 피해자를 보호하고 제대로 윗선에 보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게 성고충 상담관이거든요. 그러면 자기가 개인 일정이 있으면 그것을 다른 사람한테 인수인계를 해놓고, 충분히 피해자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를 해놓고 휴가를 갔어야 맞을 건데 굉장히 장기간 휴가를 갔잖아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그런 것을 봤을 때 이 부대에서는 이 중사를 피해자로 보지 않은 거예요.

[앵커]
피해자로 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성고충 상담관, 이 중사하고 상담을 22차례 했다고 알려지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그걸 다 보고를 윗선에 하지 않았겠습니까?

할 의무가 있고요. 그렇다면 그 윗선까지도 혹시 이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거나 그런 의도가 지금 있는 것 같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이지훈]
성고충 상담관의 임무는 피해자를 보호하지만, 그러니까 피해자를 보호하고 그 피해자에 관련된 사안을 지휘관한테 보고하는 임무를 맡고 있거든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당연히 성고충 상담관이 22번이나 상담을 했다면 상담관과 오고 갔던 이야기들이 그대로 지휘계통으로 전달이 됐다고 보는 게 맞고요. 그런데도 제대로 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굉장히 이상한 거죠.

[앵커]
윗선까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수사가 진행이 돼야 되겠습니까? 어디까지 이게 지금 책임소재를 따져서 조사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이지훈]
일단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사건이 2개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가해 행위를 한 사람들은 당연히 그에 따른 처벌을 받을 것이고 그거는 되게 쉬운 수사예요.

행위가 드러나기 때문에.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그런 구조적인 문제들, 그 부분을 어떻게 밝혀낼 것이냐. 그 부분에 수사의 초점이 맞춰져야 될 것이고 그리고 이런 문제가 다시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사실은 그게 더 중요한 부분인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어제 유족 측이 육성파일을 공개하니까 이제 소환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군 당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철저하게 조사를 해야 되지 않느냐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군 법무관 출신이죠. 이지훈 변호사님 연결해서 알아봤고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지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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