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이준석의 승리가 아닌 기존 정치권의 패배"...2030세대, 정치판 뒤흔드나?

[뉴스큐] "이준석의 승리가 아닌 기존 정치권의 패배"...2030세대, 정치판 뒤흔드나?

2021.06.14. 오후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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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30대 당 대표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새운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

첫 행보부터 지금까지 당연시 여겨졌던 이른바 '여의도 문법'을 깨고 있는 모습입니다.

첫 출근길, 검은색 고급 승용차 대신 지하철과 따릉이 타고,

노타이에 직접 배낭을 메고 등장했고,

서울 현충원 대신 대전 현충원으로 첫 공식 일정을 잡아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당대회에 나선 당 대표 후보들은 캠프 사무실 임대료에, 한번 보낼 때 2,000만 원인 홍보 문자메시지, 또 차량 지원 비용, 인건비까지 포함해

1억5천만 원의 후원금 한도를 다 써왔습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캠프 사무실을 두지 않고,

홍보 문자메시지도 대체로 생략, KTX 등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며

이번 전당대회 선거 운동 비용으로 3,000만 원을 썼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는 이준석이어서 가능한 일이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10년 동안 잦은 언론 노출로 확보한 대중적인 인지도가 있었기에 3無 운동도 성공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여당의 고민은 깊습니다.

산술적으론 민주당 내에 청년 정치인이 더 많지만 '이준석'이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겁니다.

민주당 젊은 정치인 선두에는 재선의 박주민, 박용진 의원이 있고요.

김해영 전 최고위원도 꼽힙니다.

청년 몫 공천과 최고위원 발탁으로 입성한 2030 정치인들도 포진해 있습니다.

이른바 초선 5인방으로 불리는 인물들이 대표적이죠.

송영길 대표가 발탁한 이동학 최고위원, 그리고 이낙연 전 대표가 기용한 25살의 박성민 전 최고위원도 청년 목소리를 대표할 인사로 꼽힙니다.

하지만 이준석 같은 돌풍을 불러일으키기엔 무언가 부족하다는 고민이 여당 내에서 나오고 있는 겁니다.

좁아진 취업문, 올라도 너무 오른 집값으로 불안한 미래를 가진 청년층은

정치 무관심 층에서 캐스팅보터로 바뀌었습니다.

4.7 재보궐 선거 결과에 반영된 2030세대의 표심이 시작점이었죠.

[김한미루 / 대학생 (지난 5월, 민주당 20대 초청 간담회) : 오히려 요즘엔 "너 더불어민주당 지지하냐?"가 조롱과 비하의 이야기가 돼버린 것 같습니다. 민주당이 하면 다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니었습니다. 어떤 분은 고졸자에게 세계여행 경비 천만 원을 지급해준다고 하고 어떤 분은 군을 제대한 청년에게 3천만 원씩 지급한다 하고, 청년들은 더 이상 이런 공약들에 속아 표를 주지 않습니다.]

4.7 재보궐 선거에 이어 30대 당 대표의 출연까지.

"우리도 바꿀 수 있다"는 정치적인 효능감 맛본 2·30대의 정치적인 참여는 정치권에 여러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준석 대표의 당선을 이준석의 승리라기보다는 기존 정치의 패배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 바람에 어떻게 합류할 수 있을지, 국민의힘에선 이 바람을 어떻게 계속 이어갈지 정치권의 고심도 더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강려원 [anchor@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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