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이 띄운 '경선연기론'...이재명계 "패배만 앞당길 것"

친문이 띄운 '경선연기론'...이재명계 "패배만 앞당길 것"

2021.05.07. 오후 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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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문 진영에서 대통령 후보 경선 연기론을 공론화하기 시작하자 당내 지지율 선두인 이재명 지사의 진영에서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경선 연기론'은 휘발성이 강해, 친문계와 친이재명계가 전면전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만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선 후보 경선 연기론에 불을 당긴 건 부산 친문인 재선의 전재수 의원입니다.

코로나19로 국민 고통이 길어지고 있고 일정대로라면 야당 경선을 지켜봐야만 한다면서 특정 후보를 배제하기 위한 것도 아니고 당헌을 바꿀 필요도 없다는 겁니다.

[전재수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코로나 상황에서 많은 국민들의 관심, 참여가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이러한 상황에서 경선을 치르게 되면 자칫 잘못하면 민주당만의 리그가 될 가능성이 있다.]

친문 제3후보 가운데 한 명인 김두관 의원도 거들고 나선 상황!

그러자 이재명계 좌장으로 꼽히는 4선 정성호 의원이 발끈했습니다.

명분도 실리도 없고 국민 신뢰만 잃을 것이라고 되받아쳤습니다.

[정성호 / 더불어민주당 의원 : 특정인을 배제하기 위한 또 다른 후보를 키우기 위한 시간 벌기 아니냐, 이런 프레임에 말려들어 가서 본선에 매우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호남 의원 가운데 이재명 지사 지지를 처음으로 선언한 민형배 의원도 경선연기는 정치혐오에 무릎 꿇는 것이고, 패배만 앞당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민형배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경선 연기) 논의 자체가 바람직해 보이지 않다는 게 제 입장이고요. 그 얘기는 연기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게 제 입장이기도 하구요.]

이재명 지사를 추격하는 입장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는 원칙대로 하자며 일단은 선을 긋고 있습니다.

[이낙연 /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지난 4일) : (경선 연기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네, 원칙은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세균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번 만큼은 예외적으로 후보 선출을 늦춰야 하다는 기류가 감지됩니다.

송영길 대표 등 새 지도부는 지금은 연기론을 논할 시점이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당내에서는 경선 원칙론과 연기론을 놓고 의견이 갈리는 모습이지만, 친문과 이재명계의 전면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친문 진영과 여론조사 1위, 이재명 지사 측이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인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입니다.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 속에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가더라도, 양측의 신경전은 더욱 고조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YTN 이만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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