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부실 급식·과잉 방역 논란...부랴부랴 현장 점검·지침 원점 재검토

軍 부실 급식·과잉 방역 논란...부랴부랴 현장 점검·지침 원점 재검토

2021.04.30. 오후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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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군이 코로나19와 관련한 과잉 방역 지침과 부실 급식 문제 등으로 계속 시끄럽습니다.

서욱 국방장관이 대국민 사과를 한 데 이어 현장 점검에 나서며 문제가 있는 지침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국방부 출입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이승윤 기자!

휴가를 다녀온 병사들이 예방적 차원에서 격리되는데 급식이 부실다는 제보가 잇따랐다고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군내에 격리되는 장병은 하루 평균 2만7천 명에 이르는데도 군이 격리 시설과 급식 대비에 소홀했음이 여실하게 드러났습니다.

지난 18일 육군 51사단 예하 여단에선 한 병사가 밥에 부실한 닭볶음과 김치, 오이지 사진을 공개하고 "휴가 다녀온 게 죄냐"며 항의했습니다.

12사단 도시락은 반찬이라고는 햄 약간과 포장 김이 전부였습니다.

또, 120명이 넘는 부대에 햄버거빵이 60개밖에 없어 취사병이 반으로 잘라 120개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24일 공군 수도권 부대의 저녁 도시락엔 밥과 한 숟갈 정도의 불고기, 깍두기 2쪽이 담겨 있기도 했습니다.

올해 장병 1인당 하루 기본 급식비가 8,790원, 한 끼 급식비가 2,930원인 사실이 무색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와중에 부실 급식을 외부에 제보한 병사가 불이익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또 대구 육군 부대에서는 매달 생일인 병사들에게 케이크를 지급하기 위해 1명당 만5천 원의 예산이 배정됐는데 천 원짜리 빵이 지급되기도 했습니다.

육군은 케이크 수급 계약이 지연돼 빚어진 일이라며 생일 케이크를 받지 못한 인원은 소급해서 추후 지급한다는 계획입니다.

지난 24일 25사단 예하 포병부대에선 먼지와 오염수, 물이 안 나오는 화장실, 꽁초로 막힌 하수구, 용수철이 망가진 침대, 거미줄 낀 옷걸이 등 열악한 격리 시설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에 대해 군은 어떻게 조치하기로 했습니까?

[기자]
육군은 격리자에 대한 열악한 처우 문제가 논란이 되자 부랴부랴 전수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부대별로 장병 격리와 급식 관련 부식 청구와 수령, 보급 체계를 정밀 점검한 뒤 시스템을 재정비할 예정입니다.

또 간부가 현장 배식 상태를 감독하고, 자율 운영 부식비와 중앙 조달품인 라면, 참치, 맛김 등을 활용한 추가 급식 제공도 지시했습니다.

26일 서욱 국방장관도 긴급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식자재가 인원수에 맞게 청구되는지 확인하는 저울 비치 여부를 확인하고, 반찬 10∼20g을 추가 배식하는 방안을 개선책으로 내놨습니다.

국방부 전력자원실장이 직접 격리 장병들에게 지급되는 급식과 격리 시설 등을 둘러보는 현장 점검을 벌이기로 했습니다.

[앵커]
문제는 육군 훈련소의 과잉 방역 지침에 대해서 또 폭로가 터져나왔다고요?

[기자]
군인권센터는 육군훈련소가 훈련병들에게 사흘 동안 양치와 세면을 금지하고, 화장실을 통제된 시간에만 다녀오게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입소 다음 날 1차 PCR 검사를 받고 입소 2주차에는 2차 PCR 검사를 진행하는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샤워가 금지돼 훈련병들이 입소 8~10일 뒤에야 처음 샤워를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센터는 육군 훈련소가 통제를 위한 대안을 찾지 않고 손쉬운 방법부터 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이에 대해 서욱 국방장관과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이 공식 사과했다고요?

[기자]
서욱 장관은 그제(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부식 검수, 납품 부분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실제로 서 장관은 어제 경기도 지역 공군 방공관제부대를 방문해 격리 장병들의 도시락 내용물과 제공 절차, 격리시설 여건 등 방역관리 실태를 확인했습니다.

서 장관은 간부들에게 장병들을 아들과 동생처럼 생각하고, 격리장병은 물론 부대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기본권과 생활 여건을 적극적으로 보장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제 남영신 육군참모총장도 긴급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열고 책임을 통감한다며 송구하다고 말했습니다.

남 총장은 각급 부대 주요지휘관에게 현 방역관리체계를 진단하고, 원점 수준에서 재검토를 지시했습니다.

육군은 다음 달 9일까지 격리 장병에 대한 부실 급식과 열악한 격리시설 등 기본권 침해 사항을 점검하는 방역 관리 체계 집중 진단 기간을 운영하기로 했습니다.

서욱 장관의 대국민 사과를 직접 들어보시죠.

[서욱 / 국방부 장관 :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돼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최단기간 내에 부모님의 마음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격리 장병의 생활 여건 등을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앵커]
그런데 육군 훈련소의 인권 침해 문제가 또 터져 나왔다고요?

[기자]
군인권센터는 어제 육군훈련소 한 연대에서 생활관별로 화장실 이용 시간을 2분씩만 허용하고, 어기면 조교들이 욕설과 폭언을 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직권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제한 시간을 넘기면 다음 화장실 이용 기회를 박탈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훈련병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밥을 먹이면서 화장실은 못 가게 하는 해괴한 방역 지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1~2차 유전자증폭검사가 끝나기 전엔 훈련병들이 공용 정수기를 쓰지 못하는 데도 하루에 생수 500㎖ 1병만 제공해 훈련병들이 탈수 증상을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군 훈련소에서의 식사·위생·의료·안전권 등 기본 훈련 환경과 코로나19 대응체계, 격리병사 관리현황 등 훈련병 기본권 침해 여부를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인권위는 육군 훈련소와 사단 신병교육대 20곳, 해군·공군·해병대 신병교육대 등을 대상으로 외부 전문기관에 연구용역 형태로 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육군 입장에선 지난 18일 '부실 급식' 폭로 이후 악재가 잇따른 셈인데 어떻게 조치하기로 했습니까?

[기자]
일단 육군은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진태 육군 공보과장은 방역과 인권이 조화되도록 개선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또 그제부터 격리 장병들의 열악한 시설이 보도되고도 조작된 사진을 찍어 대응한 육군 부대에 대해 지상작전사령부가 감찰 조사 중인데 일부 허위 보고한 부분도 확인하고 있다면서 합당한 처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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