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으로 매듭지은 당직자 폭행...징계시스템 무용지물

탈당으로 매듭지은 당직자 폭행...징계시스템 무용지물

2021.04.18. 오전 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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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직자 폭행 송언석 의원 국민의힘 자진 탈당
지난해, 공사 수주 이해 충돌 박덕흠 의원 탈당
체포동의안 제출된 이상직 의원도 지난해 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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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당직자 폭행으로 물의를 빚었던 송언석 의원이 국민의힘을 탈당하는 것으로 일단 징계를 벗어났습니다.

내일(19일)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보고될 이상직 의원을 포함해 문제가 터지면 탈당으로 모면하려는 시도가 매번 반복되고 있는 건데요.

정당의 징계 시스템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이정미 기자입니다.

[기자]
재보선 당일 선거 상황실에서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당직자를 폭행했던 송언석 의원이 결국 탈당을 결정했습니다.

당을 위한다는 명분이지만,

[송언석 / 무소속 의원 (지난 14일) : 더 이상 당의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당을 위한 충정으로 국민의힘을 떠나려고 합니다.]

결국, 징계를 논의해야 하는 당 윤리위원회는 취소됐습니다.

제명이나 탈당 권유 등 중징계가 내려진다면 재입당이나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는데 자진 탈당으로 모두 무마된 겁니다.

재산 편법 증여 의혹이 제기되자 아버지가 보도 무마 대가로 돈을 주려 했던 전봉민 의원과

[전봉민 / 무소속 의원 (지난해 12월) : 도의적인 책임을 지기 위해 국민의힘 당적을 내려놓기로….]

가족 회사가 피감 기관에서 천억 원대 공사를 수주해 이해 충돌 논란이 벌어졌던 박덕흠 의원도 같은 명분을 댔지만

[박덕흠 / 무소속 의원 (지난해 9월) : 당에는 더 이상 부담을 주지 않도록 당적을 내려놓는 것이 맞다는 판단을….]

모두 당의 징계를 피했다는 점에서 꼼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정당들도 자진 탈당하면 어쩔 수 없다며 소극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대량 해직 사태의 배경으로 회삿돈 횡령 의혹이 불거진 이스타항공 창업자 이상직 의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상직 / 무소속 의원 (지난해 9월) : 선당후사의 자세로 당에 폐를 끼치지 않겠습니다. 잠시 당을 떠나있겠습니다.]

수사를 거쳐 중대 범죄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나면 그때 서야 여론에 떠밀리는 상황에 놓이는 겁니다.

[이동영 / 정의당 수석대변인 (지난 9일) : 174석의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과반 결정권을 가진 만큼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시민들이 똑똑히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선거를 앞두고는 경쟁적으로 도덕성 기준을 강화하고, 독립적인 징계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강조하지만,

21대 국회에서도 이어지는 탈당 사례는 정당의 자정시스템이 무용지물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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