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그때 그 사람들...'결자해지' vs '과거 회귀'

10년 전 그때 그 사람들...'결자해지' vs '과거 회귀'

2021.01.16. 오전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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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오세훈 시장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사퇴
2011년 안철수 돌풍…박원순 지지 후 불출마
2011년 박원순, 박영선과 단일화 후 나경원 꺾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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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0대 이상이라면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력 주자들 면면을 보면서 익숙한 느낌이 드실 겁니다.

10년 전 서울시장 선거 때와 다를 게 없는 후보군인데요.

"결자해지하겠다, "결국 나밖에 없다"며 인지도를 내세워 초반 우위를 점하고는 있지만, 과거로 회귀했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정미 기자입니다.

[기자]

[오세훈 / 당시 서울시장(2011년 8월) : 저는 주민투표의 결과에 책임을 지고 오늘 시장직에서 물러나고자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장직을 내려놨습니다.

무상급식에 반대하며 주민 투표에 부쳤지만 개표가 가능한 투표율조차 충족하지 못했던 겁니다.

그래서 치러진 보궐선거의 등장인물이 바로 나경원, 박영선, 박원순, 안철수 후보였습니다.

[나경원 / 당시 한나라당 후보(2011년 9월) : 오세훈 전임 시장의 시정 중에서 소통이 부족했다는 이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안철수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당선이 확실시될 정도의 돌풍을 일으켰지만, 당시 무소속이었던 박원순 변호사와 단일화했습니다.

[안철수 / 당시 서울대 교수(2011년 9월) : 저는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어 박원순 변호사는 당시 야권이던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또 한 차례 단일화를 거쳐 당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를 꺾었습니다.

[박영선 / 당시 민주당 후보(2011년 9월) : 종착역에서는 얼마나 감동적인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때 박원순 후보의 대변인이 다름 아닌 지금의 우상호 의원입니다.

[우상호 / 당시 박원순 캠프 대변인(2011년 10월) : 범야권 단일후보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공동대변인을 맡은 우상호입니다. 또 왔습니다.]

이번 보궐선거를 촉발한 고 박원순 전 시장의 10년 전 첫 서울시장 당선 스토리에서 지금의 유력주자들이 모두 등장하는 겁니다.

결자해지하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잘할 후보는 나밖에 없다 등 나름의 이유를 내놓지만, 새로운 인물의 등용을 막는다는 싸늘한 시선도 적지 않습니다.

[오신환 / 국민의힘 전 의원(지난 5일) : 저는 단언합니다. 결자해지가 아니라 바로 이건 과거 회귀입니다. 10년 사이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습니다.]

[김선동 / 국민의힘 전 의원(지난 8일) : 흘러간 물로 물레방아를 또다시 돌리려 하는 서울시장 선거판이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후보도 확정되지 않은 선거전 초반이라 인지도가 좌우하는 측면이 있다지만, 여론조사마저 '그때 그 사람들'에게 유리한 형국입니다.

10년 전 이들은 젊었고, 일부는 재야에서 처음 등장한 신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연륜 있는 정치인이 된 만큼, 과거 회귀라는 비판을 불식시키려면 구태보다는 혜안을 보여줄 필요가 있습니다.

YTN 이정미[smiling3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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