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가고 비건 온다...한국 두고 미·중 외교전?

왕이 가고 비건 온다...한국 두고 미·중 외교전?

2020.11.27. 오후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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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中 외교부장, 박병석 국회의장 예방
왕 부장, 2박 3일간 여권 인사 폭넓게 접촉
사드 반대 재확인…미국 대항 통신보안 협력 제안
미중 전략적 경쟁 가속…정부 대응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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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문재인 대통령부터 여권 실세들까지 만나는 광폭 행보를 마쳤는데, 다음 달에는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양국 고위급 인사가 잇따라 우리나라를 찾는 모습이어서 주목됩니다.

김도원 기자입니다.

[기자]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2박 3일 방한 일정의 마지막으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했습니다.

[왕이 / 중국 외교부장 : 의장님 말씀대로, 남북 양측이야말로 한반도의 진정한 주인입니다. 한반도의 운명은 남북 양측의 손에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병석 / 국회의장 : 북한이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더 많은 역할을 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왕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 예방, 외교장관 회담 등 공식 일정 외에도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문정인 대통령 특보 등 여권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한중 우호를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미중 갈등 관련 현안에는 단호했습니다.

사드 배치 반대를 재확인했고, 미국의 '클린 네트워크'에 맞서 중국이 추진하는 '글로벌 데이터 보안 이니셔티브'에 참여할 것도 제안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검토해보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갈음했지만,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격화되는 게 달가운 일은 아닙니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에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우리 측이 비건 부장관의 연내 방한을 초청했고, 비건 부장관도 정권 교체를 앞두고 이번 방한에 강한 의욕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민감한 시기인 만큼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은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대선 이후로도 반 중국 캠페인에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어, 중국 압박에 한국도 동참해줄 것을 거듭 촉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차기 바이든 행정부도 방식은 다르지만 중국 견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현명한 대응을 위한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도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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