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기억만 남은 '맹탕 국감'...야당의 시간은 어디로?

윤석열 기억만 남은 '맹탕 국감'...야당의 시간은 어디로?

2020.11.01. 오전 05:0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제21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습니다.

야당의 시간으로 불리며 해마다 정부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이어졌던 국정감사지만 이번에는 유독 윤석열 검찰총장의 강경 발언만 기억에 남은 이른바 '맹탕 국회'였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김주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제21대 국회 들어 처음 열린 국정감사가 대부분 마무리됐습니다.

야당은 국정감사 시작 전부터 야당의 시간이 왔다고 벼르며 정부에 대한 매서운 비판을 예고했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달 6일) : 이제 내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돼서 20일간은 아마 야당의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3주가 넘는 국정감사 기간 동안 국민의 기억에 남은 건 사실상 윤석열 검찰총장을 둘러싼 공방뿐이었습니다.

윤 총장은 국회 법제사법위 국감장에서 여당 의원들과 대놓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지난달 22일) :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닙니다. 그것도 선택적 의심 아니십니까? 과거에는 안 그러셨잖습니까.]

문 대통령이 메신저를 통해 자신의 임기 보장을 했다는 말은 큰 논란을 낳았습니다.

[윤석열 / 검찰총장 (지난달 22일) : (대통령께서) 적절한 메신저를 통해서 흔들리지 말고 임기를 지키면서 소임을 다하라고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이어 국정감사장에 선 추미애 장관도 윤 총장을 공개 비판했고, 언론사 사주와의 만남 등 여러 의혹에 대해 감찰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추미애 / 법무부 장관 (지난달 26일) : 상당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검찰총장으로서는 선을 넘는 발언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신경전이 국감의 중심이 되는 사이 정작 주인공이 됐어야 할 국회의원들은 볼썽사나운 기억만 남기기도 했습니다.

상대 당 의원에 대한 반말과 고성으로 회의장을 채우고,

[송갑석 / 국회 산자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지난달 22일) : 의사 진행 발언 제가 하고 있어요. 지금. 어디서 끼어들고 있어.]

논리와 근거보다는 욕설과 주먹 시늉으로 상대를 제압하려 했습니다.

[박성중 / 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 (지난 23일) : 똑바로 하세요. XX. 위원장이라고 진짜 더러워서. 정말.]

[이원욱 / 국회 과방위원장, 더불어민주당 :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박성중 / 국회 과방위 국민의힘 간사 : 이 사람이 정말. 확 쳐버릴라.]

이른바 국감 스타도, 공감을 받는 정부 비판도 찾아보기 어려웠던 이번 국정감사!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여당이 국감 증인 채택에 미온적 부분과 야당이 무딘 공세로 일관하는 모습 속에서 국회가 왜 존재해야 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습니다.

YTN 김주영[kimjy0810@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