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월성1호기 경제성 저평가"...폐쇄 타당성 판단은 '유보'

감사원 "월성1호기 경제성 저평가"...폐쇄 타당성 판단은 '유보'

2020.10.20. 오후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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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월성1호기 경제성 불합리하게 저평가"
"가동 중단 시 인건비·수선비 감소액 과다 추정"
"산업부, 조기폐쇄 결정 관여…평가 신뢰성 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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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감사원이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의 경제성 평가가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이번 감사가 경제성 분야 위주로 이뤄진 만큼 종합적 판단에는 한계가 있다며, 조기 폐쇄 결정 자체가 타당했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유보했습니다.

차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감사원은 월성 원전1호기 조기폐쇄의 근거가 된 경제성 평가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용역보고서에 담긴 월성 1호기의 전기 판매 수익 등이 불합리하게 낮게 산정됐다는 겁니다.

감사원은 한국수력원자력 직원들이 용역보고서에 담긴 판매단가가 실제보다 낮게 책정됐다는 점을 알면서도 바로 잡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또, 월성1호기 가동을 즉시 중단 할 경우에 줄어드는 인건비와 수선비를 과다하게 추정해 가동중단 대비 계속 가동의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같은 결정 과정에 산업부 직원들이 관여했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습니다.

당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외부의 경제성 평가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월성 1호기의 가동 중단 방침을 내렸고, 산업부 직원들도 관련 자료를 삭제해 감사를 방해했다고 밝혔습니다.

[최재형 / 감사원장 : 이렇게 감사 저항이 심한 감사는 제가 재임하는 동안에 처음 있는 겁니다. 자료 삭제는 물론이고, 와서 사실대로 얘기 안 합니다.]

다만, 조기 폐쇄 결정이 타당했는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습니다.

이번 감사 범위에 안전성과 지역 수용성은 다루지 않은 만큼, 단순히 경제성 평가에 대한 문제만으로 종합적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는 설명입니다.

감사원은 이미 퇴직한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에 대해서는 재취업 등에 반영되도록 감사 자료를 당국에 통보하고, 정재훈 한수원 사장에게는 엄중 주의를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또, 관련 자료를 삭제하며 감사를 방해한 산업부 공무원 등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수사기관에도 참고자료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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