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 사격할 줄 몰랐다"던 軍...뒤늦게 경계강화 지침

"北이 사격할 줄 몰랐다"던 軍...뒤늦게 경계강화 지침

2020.09.25. 오후 9:5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2014년 3월, 남북 군 당국 함정 간 통신
남북 함정 간 통화, 민간 어선에서도 청취 가능
軍, 공무원 A 씨 발견하고도 6시간 넘게 무대응
AD
[앵커]
우리 군이 공무원 A 씨의 행방을 최초 확인한 뒤 북한군이 총격을 가할 때까지 6시간 넘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을 놓고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군이 그럴 줄 몰랐다고만 해명하던 군은 뒤늦게 경계강화 지침을 내렸습니다.

이강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미연합훈련 문제로 남북이 한창 대치하던 2014년 3월.

남북 군 당국간 통신 내용이 포착됐습니다.

북한이 NLL을 넘어 포사격을 한다는 우리 측의 경고와 이에 맞선 북한의 대응입니다.

[우리 군 경고방송 : 귀측은 백령도 내 우리 관할 구역 내 사격으로 긴장을 조성하고 있다. 지금 즉시 중단하라. 중단하지 않을시 이에 따른 모든 책임은 귀측에 있음을 다시 한 번 엄중히 경고한다.]

[북한 군 대응방송 : 우리는 우리 지역에서 정상적인 포 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다시 한번 반복한다. 우리는 우리 지역에서 정상적인 포사격 훈련을 하고 있다.]

이 대화는 당시 백령도에 있던 민간어선에서도 청취됐습니다.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모든 선박이 교신할 수 있는 국제 상선망을 통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김진수 / 백령도 어민 : 급할 때는 통신망을 북한 함정하고 우리나라 함정들하고 다 교신이 가능합니다.]

그런데 해상에서 북한군에 휩싸인 공무원 A 씨를 발견한 군은 6시간 넘게 아무런 대화를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실종 이튿날인 오후 3시 30분부터 북한이 총격을 가한 밤 9시 40분까지 그냥 지켜만 보고 있었던 겁니다.

[안영호 중장 / 합참 작전본부장 :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하였습니다.]

군은 A 씨가 월북 의사를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지만, 위협에 놓인 당사자로부터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판단이 성급했다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6시간의 무대응 논란에 북한이 사격할 줄 몰랐다고 밝힌 군은, 뒤늦게 경계태세 강화 지침을 내렸습니다.

YTN 이강진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