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 피살' 무반응...軍 소극적 대응 논란

北 '연평 피살' 무반응...軍 소극적 대응 논란

2020.09.25. 오전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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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은 연평도 인근 해역에서 우리 공무원을 피격한 사건에 대해 아직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우리 군 대응이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황혜경 기자!

우리 정부가 어제 규탄 성명을 발표했는데, 북한이 이에 대해 아직 묵묵부답이라고요?

[기자]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공식 매체들이 아직 우리 측 공무원 사살 사건과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 청와대를 비롯해 통일부, 국방부에서 북한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하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책 등을 요구했는데 별다른 답변이 없는 상황입니다.

대신 노동신문에는 '코로나19'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방역 장벽'을 강조하는 기사가 여러 건 실렸습니다.

신문은 방역 부문이야말로 인민보위, 조국보위의 전초선이라면서 간부들이 최대로 각성해 방역장벽을 더욱 철통같이 다져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우리 군이 유엔사를 통해 전통문을 보내 관련 답변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이 같은 대응은 지난 2008년 7월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 씨 피격 사건'때와는 다른 모습이라는 지적인데요.

당시 북한은 피격 사건 발생 다음 날 바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명의로 담화를 내고 사고 경위를 설명하면서 유감의 뜻을 밝힌 바 있습니다.

때문에 북한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계속 묵묵부답으로 일관할지, 좀 더 고민 끝에 입장을 내놓을지 정부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무장도 하지 않은 민간인을 사살하고 시신까지 불태운 이유,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북측에서 처음 우리 측 공무원 A씨를 발견했을 당시 북한군은 방독면을 쓰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5시간가량 뒤 다시 나타나 A씨에게 총격을 가할 때에도 방호복을 입고 방독면을 쓰고 있었는데요.

이후 시신에 다시 접근해 기름을 붓고 불태운 것은 '코로나19' 상황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당국은 지난달 '국경 1Km 이내로 접근 시에는 사람이든 가축이든 무조건 사살하라'는 포고문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번 사건이 이와 연관된 조치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의도적으로 남북관계를 경색시키기 위한 행태라는 관측도 나오는데요.

북측의 정확한 입장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비무장한 우리 국민에게 총격을 가하고 시신까지 불태운 배경에 대한 의문은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앵커]
우리 군 대응도 논란이죠.

발견된 뒤 5시간가량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데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어제 군 당국 발표에 따르면 북측 선박은 사건 당일 오후 4시 40분쯤 우리 공무원 A씨와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표류 경위를 심문했습니다.

하지만 5시간 뒤인 이날 오후 9시 40분쯤에는 북한군 단속정이 다가가 A씨에게 총격을 가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우리 군 당국이 A씨와 북한이 접촉한 정황을 파악한 뒤 그가 북한군에 사살될 때까지 5시간 동안 아무런 조치 없이 지켜보기만 한 셈이 된 겁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사건이 북측 해역에서 일어났고 북한 총격을 예상치 못했다고 해명했는데요.

사건이 발생한 지 38시간 만에 늑장 발표했다는 비판과 함께 경계 허술, 소극적인 현장 대처라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통일외교안보부 YTN 황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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