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미애 의혹에 겉으론 '엄호' 속으론 '우려'..."국민 정서 달래야"

민주당, 추미애 의혹에 겉으론 '엄호' 속으론 '우려'..."국민 정서 달래야"

2020.09.12. 오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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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과 관련해 적극 엄호에 나서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다음 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추미애 공방전'이 불 보듯 뻔한 상황에서 속내가 복잡한데요.

추 장관이 직접 입장을 밝혀 악화하는 여론을 달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당 안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송재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김태년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지난 10일) : 추미애 장관과 관련한 무차별적 폭로, 검증되지 않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평무사한 수사로 진실을 밝히면 될 일입니다.]

[김종민 /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지난 11일) : 저희가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해본 걸 보면 현재까지 나온 거의 모든 의혹은 거의 사실이 아닙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민주당은 최근 신중론을 접고 공개적인 엄호 태세로 전환했습니다.

야당 공세가 커지고 부정적 여론이 팽배한 만큼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겁니다.

겉으론 엄호 기조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당내 분위기는 바뀌고 있습니다.

당장 월요일부터는 국회 대정부질문도 시작됩니다.

추 장관 의혹을 이미 '제2의 조국 사태'로 규정한 국민의힘은 첫날부터 추 장관을 상대로 관련 의혹을 추궁할 방침입니다.

[김종인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지난 10일) : 병역 문제라는 국민 역린을 건드려 놓고도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국민과 맞서는 비양심적 태도에 국민이 매우 분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추 장관이 답변 과정에서 기존의 완강한 태도로 맞선다면 여론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당 지도부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YTN과의 통화에서 당 차원에서 의혹 대응은 이어가겠지만, 악화한 국민 감정을 해소하는 건 당사자인 추 장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추 장관 스스로 여론을 달랠 수 있는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사태가 더 악화할 경우 민주당으로선 뼈아픈 '공정성' 논란이 대정부 질문에서 다시 소환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정기국회와 하반기 예산 정국은 물론 내년 보궐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을 계기로 20대 여성 지지율이 떨어진 데 이어, 추 장관 의혹과 맞물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남성층에서 10%p가량 빠진 게 위기감을 더하고 있습니다.

현재 민주당 안에서는 추미애 장관이 기존 태도에서 벗어나 차분하게 입장 표명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적어도 부정적 여론의 급격한 확산은 막을 수 있다는 기대가 깔려 있습니다.

YTN 송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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