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만 택배노동자 12명 사망"...고용안정, 4대 보험 법안 발의

"상반기에만 택배노동자 12명 사망"...고용안정, 4대 보험 법안 발의

2020.08.12. 오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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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택배 주문이 대폭 늘어난 가운데 택배 배달원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만 무려 12명이나 목숨을 잃었는데요.

정치권은 택배 배달원들의 살인적인 노동과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경남 김해에서 택배 배달원 47살 서 모 씨가 심근 경색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별다른 지병도 없었는데, 최근 들어 택배 물량이 많아져 피로감을 호소해왔다고 동료들은 말했습니다.

그에 앞서 목포와 광주에서도 한 달 간격으로 택배 기사들이 과로사로 숨졌습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이 집계한 결과를 보면 이렇게 업무상 숨진 택배 노동자는 상반기에만 아홉 명.

이 가운데 무려 78%인 일곱 명이 과로사였습니다.

하지만 택배 노조는 산업재해로 승인받지 못한 사례까지 더하면 실제 숨진 사람은 12명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알려지지 않은 죽음이 더 많다는 겁니다.

[김태완 / 전국택배연대노조 위원장 : 충격적인 사실은 노동부가 현재까지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사망사고에 대해 한 번도 통계를 공개하거나 공식적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택배 노동자는 사업주로부터 일을 받지만 근로 계약은 맺지 않는 일종의 프리랜서, 특수고용직입니다.

고용 안정을 담보 받지 못하고 아프다고 마음대로 쉴 수 있는 여건마저 안 된다는 겁니다.

특수고용직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안 마련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택배 노동자가 고용·산재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달 안에 정부와 화물업계 등의 이견을 조정해 추가 입법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박홍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하루 14시간에서 15시간 주 6일 근무하면서 목숨과 바꾸며 일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지만, 아직 택배 노동자들을 보호해줄 만한 제도적 장치가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택배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한 법안은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19로 택배 주문이 더욱더 늘어나는 상황 속에서 다시 한 번 제출된 이 법안이 21대에는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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